
인천공항에서 요나고공항까지 단 1시간 30분의 비행시간이면 만날 수 있는 산인으로의 여행의 시작은 돗토리현에서 시작된다.
돗토리현을 찾으면 거대한 모래의 왕국이 가장 먼저 반긴다. 마치 사막처럼 바다를 마주하고 거대하고 광활한 모래언덕이 자리하는데 우리에게는 물론, 일본에서도 흔치않은 자연풍광이기에 여행자들의 발길을 자연스레 이끌어낸다. 이름은 모래언덕이라는 뜻의 사구(砂丘)다.
돗토리 사구의 역사는 10만 년을 훌쩍 넘는다. 한반도와 마주한 바다의 해안을 따라 길이 약 16km, 폭 2km에 걸쳐 모래융단이 널찍하게 얼굴을 내보여 규모도 압도적이다.
사구에 발을 디디면 일면이 전부 모래다. 평탄한 모랫길이나 낮은 언덕 정도를 상상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것은 꽤 가파른 산 규모의 모래 언덕들이 이세계에 온 듯 판타지한 풍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높이는 해발 47m에 이른다. 정상까지는 사구 초입에서부터 20여 분을 꼬박 걸여야 할 만큼 수고스럽지만 정상에 서면 수 만년에 걸쳐 돗토리 사구를 만든 청명한 바다가 보상처럼 펼쳐져 절경을 뽐낸다.

▲바람이 만든 풍문이 시선을 사로잡는 돗토리사구
모래와 바람이 만든 대자연의 조화인 만큼 사구는 매시간 색다른 형태로 그 얼굴을 바꾼다. 풍문(風紋)이 가장 대표적이다. 바닷바람이 모래밭에 만든 문양을 뜻하는 풍문은 돗토리 사구의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귀한 볼거리로 꼽힌다. 사람들의 족적으로 가득한 모래언덕이 밤새 불어온 바닷바람에 뒤덮이고 그 위로 다시 바람이 지나가며 독특하고 기묘한 모래 물결이 그려지는데, 아무도 발을 내딛지 않은 이른 아침이면 순결한 돗토리 사구의 풍문과 만날 수 있어 감동적인 자연의 예술과 조우할 수 있다.
사구는 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거대한 모래왕국이니 만큼 모래를 소재로 다양한 체험이 늘어서니 각별하다.
사구 모래밭에서 세그웨이를 타고 돗토리 사구의 자연을 탐험하는 ‘전동 이륜차 사구 탐험’을 비롯하여, 눈 위에서 스노보드를 즐기듯 모래언덕의 사면을 따라 모래를 타고 내려오는 돗토리사구만의 이색 레포츠인‘ 샌드보드’도 유쾌하다.
아웃도어 액티비티 마니아를 자처한다면 사구 언덕에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패러글라이딩 체험에 욕심내 볼 만하다. 산처럼 높은 사구 정상에서 바다를 향해 부는 바람을 타고 높이 45m까지 날아올라 하늘 위에서 황금빛 사구와 진청의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고, 푹신하기 그지없는 모래사장에서 이루어지니 초심자라도 부상의 위험이 없어 더욱 인기다.
한 줌 모래가 조각이 된다. 이색 아트 스폿 ‘모래미술관’
자연 그대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부족함 없는 돗토리 사구이지만 아트를 통해 모래를 만나는 특별한 경험도 기다린다. 이름은 모래미술관(砂の美術館)이다. 모래를 소재로 한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모래로 만든 정교한 예술작품들이 뿜어내는 감성을 만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장소이니 더욱 놓치기 아쉽다.

▲세계 유일의 모래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모래미술관
모래조각은 세 번의 놀라움을 전한다. 첫 번째는 크기다. 높이가 7~8m를 가볍게 넘기니 작품 전체를 조망하려면 작품 앞에서 뒷걸음질로 몇 번을 나와야 전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두 번째는 정교함이다. 과연 모래로 만든 것이 분명한지 의심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만큼 조각상에 등장한 인물의 표정까지 그대로 살아 숨 쉰다.
마지막은 찰나의 아름다움이다. 소재가 모래이니 작품에 영원함이란 없다. 작품 전시가 끝나면 원래의 모래 본 모습으로 돌아가고 만다. 지금이 아니면 평생 두 번 다시 만나볼 수 없으니 모래조각에서 투영되는 감동의 주파수가 남다른 이유다.
전시품은 매년 주제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는 작품 제작에 따라 휴관중으로, 오는 4월 24일부터 제17기 전시 ‘모래로 세계여행 스페인편’ 개최를 예정하고 있다.
일본정취 더해주는 시라카베도조군&미사사온천
돗토리현 중앙부에 자리한 ‘구라요시’는 예스러운 일본 감성을 맛볼 수 있는 돗토리현의 명소. 특히 에도시대와 메이지시대에 걸쳐 세워진 하얀 회반죽의 창고군락인‘ 시라카베도조군’이 예스러운 일본 감성을 선사하여 산책 코스로 제격이다.
시라카베도조군(白壁土蔵群)은 그 한자어 그대로 하얀 벽을 한 창고군락을 뜻한다. 하얀 건물들의 지붕은 아카가와라(赤瓦)라고 불리우는 붉은 기와가 올려져 있는 것도 특징이다.
감성 넘치는 거리이니 산책만큼 좋은 즐길거리가 없다. 과거 창고와 양조장 등으로 쓰여졌던 건물들은 현재는 카페와 갤러리, 체험공방 등의 다양한 형태의 상점으로 운영중이다.
겉모습은 옛 건물이지만 내부에는 커피향이 흐르고 작품들이 전시되고, 감성 체험까지 가득한 점포들이 연이어 자리하니 곳곳이 새로운 발견이 되고 즐거움이 된다.
옛 감성 넘치는 거리이니 사진을 찍는 곳 마다 인생샷 스폿이다. 하얀 회박죽의 창고군락을 배경으로 찍어도 좋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구라요시만의 남염 기술로 완성한 전통 기모노를 입고 청초함 가득한 사진을 남겨도 좋을 일이다.

▲미사사온천의 노천탕
돗토리현을 논함에 온천을 어찌 빼놓을 수 있으랴. 돗토리현 내에 자리한 대표적인 온천만도 10여 개소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기를 모으는 곳이 세계 굴지의 라돈온천으로 잘 알려진 ‘미사사온천’(三朝温泉).
미사사온천은 라돈이라는 라듐이 분해될 때 발생하는 자연 방사능이 입욕을 통해 몸에 흡수되며 신진대사를 활발케 하고 면역력을 강화시켜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는 탁월한 효험의 온천.
때문에 “미사사온천에서 아침을 세 번 맞이하면 만병이 치유된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 진정한 치유를 찾는 온천마니아라면 돗토리현 여행에 필히 찾아야 할 이유인 셈이다.
미사사다리 아래로 자리한 가와라 노천탕도 명물이다. 24시간 누구라도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작고 소박한 온천탕이니 일본온천 마니아를 자처한다면 남들 눈치 볼 것 없이 욕심내 즐겨 볼 만하다.
수려한 마쓰에성, 호리카와 유람선으로 시간여행 만끽
돗토리현과 이웃한 시마네현 여행의 시작은 중심도시 마쓰에가 무대다. 특히 옛 성하마을로 번성했던 도시답게 마쓰에성(松江城)이 각별한 볼거리를 전한다.
마쓰에성은 과거 마쓰에를 통치했던 ‘호리오 요시하루’가 1911년에 축성한 성. 산인지방 유일의 현존하는 천수각성이자, 일본 전국에서도 현존하는 12개의 천수각 중 하나로 꼽힌다.
성의 최고층인 5층의 천수각 망루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특히 일품이다. 눈 아래로 성하마을 마쓰에의 풍경이 펼쳐지고 멀리는 거대한 신지코호수가 병풍처럼 둘러싸 한참을 천수각 망루를 맴돌게 만든다.
▲마쓰에 도심을 조망하는 마쓰에성 천수각
다가오는 계절이면 벚꽃이 만개하는 벚꽃명소로 변신하니, 봄나들이를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미리 점찍어둘 일이다.
신지코호수를 수원으로 성곽을 따라 마쓰에 중심부를 돌고 있는 만큼 호리카와를 유람선으로 타고 도는 체험도 인기다.
유람코스는 약 3.7km. 마쓰에성의 천수각을 비롯해 마쓰에의 명소들을 1시간 여 동안 유유자적 즐길 수 있고, 여기에 노를 젓는 뱃사공의 유쾌한 이야기까지 더해지니 그 옛날 마쓰에의 성주만이 즐겼을 법한 풍경과 마주함에 여행자의 두근거림도 쉽사리 멈추지 않는다.

▲호리카와 유람선. 성하마을 유람에 제격이다
마쓰에성과 호리카와 일대에서는 감성가득한 체험과 즐길거리도 가득하다.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렌탈하여 마쓰에성 일대를 거니는 기모노 체험도 그 중 하나다. 기모노 렌탈 전문점인 ‘호리카와 코마치’(堀川小町)를 찾으면 전통의 디자인부터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모던한 디자인의 기모노까지 풍성한 라인업이 마련되어 여심을 사로잡는다.
가격은 기모노의 경우 1일 기준 6,000엔, 유카타는 5,000엔으로, 요금 내에 간단한 머리장식과 가방 등의 렌탈비용이 포함되고, 복식지도도 이루어져 기모노나 유카타 초심자도 부담없이 전통의상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전통의상으로 몸을 치장하고 마쓰에성과 호리카와 일대를 걸으며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으니 즐기지 않는 것이 손해다.
영엄함 가득한 신들의 고향, ‘이즈모타이샤’서 사랑 충전
사랑에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더불어 사랑을 더욱 깊이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시마네현의 명소가 있다. 인연을 만들어 주는 영험함으로 유명한 이즈모타이샤(出雲大社)다.
이즈모타이샤는 일본의 국보 신사로, 본전은 다이샤즈쿠리(大社造り)라고 불리우는 일본에서 가장 오랜 신사 건축양식으로서 1744년에 재건된 것이다.
일본의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오쿠니누시노미코토(大國主命)를 모신 신사로 좋은 인연을 만들어 준다하여 엔무스비신사(縁結び神社)라는 별칭으로 더욱 유명세다.
때문일까. 이즈모타이샤에는 유독 연인들이나 사랑을 이루고픈 여성들이 유독 많이 찾는다. 사랑을 이루어주고 인연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는 일본 제일로 손꼽히니 사랑의 고민을 안고 있는 이들이라면 속는 셈 치고 방문해 볼 일이다.
▲거대한 금줄이 이채로운 이즈모타이샤 가구라덴
본전의 건축미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국보로 지정된 본전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사건축 양식인 ‘다이샤즈쿠리양식’으로 건립되었다. 지금의 높이는 24m에 불과하지만 건립당시에는 40m를 훌쩍 넘는 높이로 지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본전 가구라덴(神樂殿)에는 둘레만 13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금줄인 시메나와(標繩)가 압도적 비주얼로 관람객들을 반긴다.
가구라덴의 거대한 금줄은 신이 직접 꼬아놓은 듯 위용이 각별하니 이즈모타이샤를 찾은 인증사진을 남기기에도 제격이다.
입욕하면 모두가 피부미인, 명유 ‘다마쓰쿠리온천’
시마네현에는 미인이 많다. 특히 피부미인이 많은데, 코스메틱 메이커가 주최하는 ‘일본 아름다운 피부현 그랑프리’에서 독보적 1위를 수 년간 이어올 만큼 시마네현의 여성들은 일본에서 가장 좋은 피부를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위의 이유는 단연 온천이다. 일본의 내놓으라는 온천의 성지들 중에서도 시마네현의 온천은 피부미용과 미백에 독보적인 효과를 자랑하는 온천들이 현 전역에 걸쳐 산재한다.
그중에서도 시마네현의 중심도시 마쓰에의 남서부. 시마네현 대표급 온천명소가 자리하니, 바로 다마쓰쿠리온천(玉造温泉)이다.
일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온천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특히 '피부미인'을 뜻하는 일본어인 비하다(美肌) 온천의 명소로 일본 내에서는 유명세가 각별하다.
그 유명세는 일본의 역사서에까지 기록이 남겨져 있을 정도다. “한 번 다마쓰쿠리온천에 들어가면 용모가 단정해지고, 두 번 들어가면 만병이 낫는다”는 이야기가 시마네의 옛 역사를 담은 ‘이즈모 풍토기’에 기술되어 있을 만큼 효험을 역사가 보증해준다.
▲다마쓰쿠리온천의 족욕탕
'다마쓰쿠리(玉造)'라는 한자 그대로 일대는 옥의 산지로 유명했다. 머나먼 헤이안시대 즈음부터 옥을 갈고 다듬어 만드는 곡옥의 마을이었다. 때문일까 다마쓰쿠리온천 곳곳에는 거대한 곡옥 모양의 조형물까지 설치되고 온천거리 곳곳에도 곡옥 오브제들이 가득해 흥미로움을 더한다.
온천수는 신이 내린 온천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을 만큼 압도적이다. 자극이 거의 없는 온천수는 천연의 화장수처럼 피부에 윤기를 더해주면 촉촉이 감싸준다. 잠깐의 입욕만으로도 그 효과를 실감할 수 있을 정도이고, 온천수가 마치 에센스마냥 피부에 찰싹 달라붙으니 피부미인을 꿈꾼다면 시마네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포인트가 된다.
피부미인을 위한 거리의 명물도 가득하다. 온천마을 한 켠에 자리한 세이간지절(清巌寺)에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오시로이 지장보살’이 모셔져 있다. 자신의 얼굴이나 몸에 피부 고민이 있는 포인트를 꼭 짚어 새하얀 지장보살에 분칠을 하면 아름다운 피부로 변모한다는 소원을 이룰 수 있으니 속는 셈 치고 찾아볼만하다.
천연의 화장수로 추앙받는 다마쓰쿠리온천의 온천수를 담아갈 수 있는 보틀도 있다. 온천거리 중앙 유야쿠시히로바(湯薬師広場)에서 단 돈 200엔으로 천연화장수인 온천수를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보틀을 구입할 수 있으니 다마쓰쿠리온천을 찾은 기념품으로 더없이 제격이다. 굳이 보틀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직접 병이나 텀블러를 준비하면 무료로 온천수를 가져갈 수 있으니 방문에 앞서 마이보틀을 준비해 두는 것도 팁이다.
당일 입욕도 가능하지만 온천마을 내에 20여 곳의 각기 다른 매력의 온천료칸이 산재한다. 원 없이 다마쓰쿠리의 온천수를 만긱하고 싶다면 1박은 필수다.
<여행정보>
산인지방 돗토리현과 시마네현까지는 에어서울이 인천공항-요나고공항 간 정기편에 매일(주 7회) 취항중에 있어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 사구 및 모래미술관까지는 JR돗토리역을 기점으로 자동차로 약 20분 대 거리에 자리한다. 시라카베도조군 아카가와라까지는 JR구라요시역 2번 정류장에서 노선버스가 상시 운행중이다. 소요시간은 약 15분 전후. 미사사온천도 JR구라요시역에서 가깝다.
시마네현은 JR마쓰에역을 거점으로 여행하면 편리하다. 호리카와 유람선은 후레아이광장 승선장과 오테마에승선장의 두 곳에서 각각 출발하며, 요금은 성인기준 1,500엔. 이즈모타이샤까지는 JR산인 본선 이치바타전철을 타고 이즈모타이샤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다마쓰쿠리온천은 마쓰에역에서 다마쓰쿠리온천역까지 JR철도로 가까이 찾을 수 있다. (사진:돗토리현, 시마네현 제공)
◆돗토리현 관광 공식 사이트 : https://www.tottori-tour.jp/ko/
◆시마네현 관광 공식 사이트 :https://www.kankou-shimane.com/ko/



위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