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도쿄에서 한 달음, 일본 감성 저격하는 도치기&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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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한 달음, 일본 감성 저격하는 도치기&군마

“세계문화유산에 감탄하고 일본 제일 온천에 감동”
기사입력 2026.02.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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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ichi Sato

 

전파탑으로서는 세계 최고 높이인 634m의 도쿄스카이트리가 반기는 도쿄의 관광명소 아사쿠사. 도쿄 도심을 조망하는 전망대를 비롯해, 카미나리몬으로 유명한 센소우지 등 도쿄를 찾는 이들의 필수코스로 사랑받고 있는 이곳이 일본 감성 가득한 도치키현으로 향하는 관문이다. 

 

도치기현까지는 아사쿠사역을 출발하는 도부(東部)닛코선 전철에 올라 단 2시간이면 되니 망설임도 필요없다. 

 

도치기의 명소로 손꼽히는 명물은 닛코에 자리한 도쇼구(東照宮)다. 지난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의 세도가인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기린 사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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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함을 전하는 도쇼구 입구

 

삼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길을 따라 들어간 경내는 화려한 건축미를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입구에는 일본에서 제일 큰 석조 도리이가 맞이하고, 경내에는 22개의 고건축물들이 독특한 가람을 형성해 신비로움을 더해낸다. 

 

역시나 화려함이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다. 도쇼구의 건물들은 황금을 비롯해 값비싼 5,000여 개의 장식으로 치장되어 있다. 특히 요메이몬(陽明門)은 황금과 518개의 중국식 조각들로 치장하여 에도시대 당시의 조각기술을 보란 듯이 자랑한다. 

 

건축도 마찬가지다. 에도시대 당시 전국 각지에서 유능하다는 건축가들만을 고르고 골랐고, 일본 건축의 화려함을 자랑이라도 하듯 일본에서 가장 사치스럽고 화려했다는 모모야마 시대의 화법으로 치장되어 일본의 겸손함과는 거리가 먼 반어법이 오히려 일본의 신사나 사당을 쉬이 지나쳤던 여행자들의 눈을 하염없이 붙들어 맨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손자인 이에미쓰가 이에야스의 유지를 받들어 1만 5000명의 인력을 동원해 2년간의 공사 끝에 완성했다고 하니, 당대를 호령했던 도쿠가와 막부의 힘이 도쇼구가 전하는 화려함에 그대로 녹아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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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쇼구 명물인 산자루 조각상

 

숨은그림찾기와 같은 조각양식들을 찾는 재미도 도쇼구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도쇼구에는 세 가지 동물 조각이 유명한데, 마구간 건물에 새겨진 산자루(三猿)가 특히 명물이다. 세 마리의 원숭이가 눈과 입 그리고 귀를 각각 막고 있는데, 보지 않고, 말하지 않고, 듣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인간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필요한 도리를 나타내니 현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산자루에 더해 이에야스의 무덤으로 가는 길엔 잠을 자는 고양이 조각인 네무리네코(眠むり猫)와 불교전래와 함께 일본에 소개되어 상상만으로 조각한 코끼리 조각도 있으니 시간이 허락된다면 필히 찾아볼 일이다. 

 

조선이 일본에 전한 범종도 있으니 기억해둘만하다. 인조의 범종은 요메이몬 바로 아래에 자리한다. 당시 조선통신사를 통해 일본에 선물한 것으로, 화려한 도쇼구의 위용 속에서도 강건한 빛을 뽐내니 한국인 관광객이라면 필히 눈여겨볼만하다. 


일본 3대 폭포 게곤노폭포 등, 자연절경도 명품 

도치기현에서 세계문화유산만 즐겨선 섭섭하다. 도쇼구 주변으로 ‘절경’이라는 단어 이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명소들이 그득하니 여행자의 발길이 더 없이 바빠진다. 

 

특히, 일본 3대 폭포로 일컬어지는 게곤노폭포와 화산 분화가 생겨난 칼데라호수인 주젠지호수가 단연 인기다. 

 

난타이산의 화산 분출로 형성된 주젠지호수(中禅寺湖)는 해발 1,270m 위에서 거대한 위용을 뽐낸다. 둘레만도 27km에 달하고 최대 수심도 160m를 넘어 산 위의 작은 바다를 연출한다. 투명한 물빛이 단연 볼거리다. 유람선에 오르면 물 아래로 헤엄치는 물고기들이 보이고 호수 한가운데에서는 호수에 반영된 2400m급 난타이산의 봉우리가 속세의 시간을 잊게 하는 여유까지 선물한다.

 

일본 3대 폭포로 인기인 게곤노폭포(華厳の滝)는 호수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자리하니 놓치면 아쉽다. 웅장한 폭포수가 97m 높이에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데, 바닥으로 떨어진 물줄기가 산란하며 신선의 세계에라도 온 듯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해 낸다.


일본 3대 온천 감성에 치유, 군마 구사쓰온천

도치기현에서 역사유산을 만끽했다면 다음은 군마현에서 감성 충만 온천을 즐길 차례다. 군마현은 일본 내에서도 유수의 온천관광지로서 최고의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곳이다. 군마현 내에만 약 70여 곳의 온천지가 자리하고, 용출량만으로도 전국 5위에 들 만큼 도쿄에 인접한 온천으로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풍부한 온천향내가 가득하다.

 

군마현의 대표 온천 명소로 손꼽히는 곳은 구사쓰온천. 도쿄 우에노에서 아즈마선 철도를 타고 2시간 여를 달려, 다시 버스로 갈아타기를 30분, 일본이 자랑하는 3대 온천인 구사쓰온천(草津溫泉)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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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쓰온천의 상징인 유바다케(湯畑)의 장관

 

군마현 내 많은 온천 내에서도 구사쓰온천을 제일로 친다. 기후의 게로온천, 효고의 아리마온천과 더해 일본 3대 온천이라고까지 칭송되는데, 익숙한 온천천국인 벳푸마저도 구사쓰온천에게는 한 수 아래이고 일본의 천하를 쥐었던 무장 도요토미 히데요시 조차도 입욕을 그리워했다고 역사는 전할 정도다.   

 

구사쓰온천에 발을 들이면 가장 먼저 시선을 자극하는 것이 마을을 가로지르며 자리한 유바다케(湯畑). 유바다케란 온천의 원수를 목재관 등을 통해 흘려보내며 온천의 유효성분인 유노하나를 채집하거나 각 온천여관으로 들어가는 온천수의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시설. 근대를 넘어 현대가 되었건만 시간이 멈춘 듯 예스러운 유바다케가 일본 3대 온천이라는 명성의 이유를 자연스레 읊어낸다.

 

긴 나무관을 따라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온천수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어 구사쓰온천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명물이 된지 오래다. 원천에서 솟아오른 뜨거운 온천수가 7개의 나무관을 따라 흐르고, 나무관을 타고 흐르는 동안 뜨거웠던 온천수가 입욕에 알맞은 온도로 맞추어지고, 이렇게 식혀진 온천수는 유바다케의 끝에 있는 공간에 모여져 각 온천여관에 그대로 흘러든다. 자연 그대로의 온천수가 모든 온천료칸에 들어가니 어떤 료칸을 찾더라도 최고의 구사쓰 온천수를 즐길 수 있음에 여행객들은 구사쓰를 찬양해마지 않는다. 

 

온천에 왔으니 온천수 자랑이 빠질 수 있으랴. 구사쓰온천의 온천수는 산성이 강한 흔치 않은 온천수. 강산성 명반유황천의 수질로 예로부터 마음의 병인 상사병 말고는 모두 고친다고까지 했다. 

 

성분도 심상치 않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일본 1엔짜리 동전을 구사쓰의 온천탕에 담그면 1주일이면 흔적도 없이 녹인다. 강산성은 세균이나 잡균이 번식할 수 없을 정도이고 살균력도 뛰어나니 몸을 순결히 만드는데 구사쓰의 온천물만큼 좋은 것이 없다. 때문일까, 단순히 온천여행이 아닌 치료목적으로 구사쓰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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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온천수를 식히기 위한 유모미 시연. 체험도 가능하다

 

구사쓰의 명물인 유모미(湯もみ)도 각별한 즐길거리다. 9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구사쓰의 원천을 입욕하기 좋은 온도로 맞추기 위해 넓은 막대로 휘저으며 수온을 낮추는 구사쓰 전통의 방법으로, 예와 변함없이 행하여지니 민속공연을 보듯 그 정취가 각별하다. 

 

공연장도 있다. 구사쓰온천 내의 인기시설인 네츠노유(熱の湯)에선 관람에 더해 직접 유모미 체험까지 할 수 있으니 구사쓰에서의 입욕만큼이나 인기다. 즐거움은 역시나 흥겨움이다. 전통의 옷을 입은 여인네들이 널따란 나무판을 구령에 맞추어 노를 젓듯이 휘젓고 여기에 춤과 가락까지 더해진다. 

 

구사쓰온천에 더해 군마현 내의 명소들도 함께 기억해두면 좋다. 일본 내에서는 기를 받아 마음의 평온과 활력을 찾는 성스로운 곳을 의미하는 파워스폿(Power Spot)으로 이름높은 하루나신사(榛名神社)나 장인들로 가득한 장인의 마을인 타쿠미노사토(たくみの里)에선 목공, 죽세공, 화지, 도예 등 다양한 전통체험이 한 곳에서 가능하니, 군마에서 일본다운 체험을 기대하는 이라면 더없이 어울린다. 


<여행정보>

도치기현의 명소가 집결한 닛코까지는 도쿄 신주쿠역 또는 아사쿠사역에서 도부닛코선(東部日光線) 철도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 도부철도가 닛코 여행에 편리한 올닛코패스 등의 레일패스를 판매해 경제적으로 여행할 수 있다. 군마현 구사쓰온천까지는 우에노역에서 출발하는 특급 구사쓰를 타고 나가노하라 구사쓰역에서 내려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약 3시간. 도쿄역에서는 나가노신칸센을 타고 가루이자와에서 내려 구사쓰행 버스를 타면 2시간 반 정도에 구사쓰온천에 닿을 수 있다. 구사쓰온천 료칸 숙박비는 1박 당 20~30만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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