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여름은 축제의 계절. 최북단 홋카이도부터 최남단 오키나와까지 다양한 축제들이 펼쳐지며 뜨거운 열정을 뿜어낸다. 그중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곳이 혼슈 최북단의 도호쿠 지방. ‘도호쿠 3대 마쓰리’로 불리우는 압도적 볼거리의 일본 대표급 여름 축제가 센다이, 아오모리, 아키타의 3개 도시에서 각각 연이어 개최되니 이 계절 일본 절정의 축제와 조우하고 싶다면 도호쿠 지방이 그 답이 된다. (사진 : 센다이 타나바타마쓰리 협찬회/아오모리 네부타 실행위원회/아키타시 간토마쓰리 실행위원회 제공)
[미야기현] 센다이 타나바타 마쓰리 | 仙台七夕まつり
도호쿠 지방의 관문으로 자리한 미야기현의 중심도 센다이시에서는 매년 8월 6일부터 8일에 걸쳐 도심 전체가 오색의 칠석 장식으로 채워지는 ‘센다이 타나바타 마쓰리가 개최된다.
축제의 이름이기도 한 타나바타(七夕)는 한자 그대로 칠석을 뜻한다. 칠석을 맞아 대나무에 탄자쿠라고 불리우는 작은 종이에 소원을 적어 매다는 것이 풍습이었으나 센다이의 초대 번주인 다테 마사무네가 가을 풍년을 기원하며 축제를 연 것이 지금의 미야기현 센다이를 대표하는 여름 축제로 자리 잡았다.
센다이 타나바타 마쓰리를 찾으면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바로 화려한 색상의 칠석장식들이다. 후키나가시(吹き流し)라고 불리는 바람에 흩날리는 길고 하늘하늘한 장식은 일본 전통 화지로 만든 것으로, 사업의 번성과 건강, 학업, 장수 등을 기원하는데, 센다이의 기업과 상점, 시민들이 직접 손수 만들어 걸어 놓은 것들이다.
거대한 칠석장식은 기본적으로 5개를 한 세트로 걸어둔다. 서로의 화려함을 뽐내는 칠석장식들이 센다이의 아케이드 상점가를 가득 채운탓에 거리를 걷는 것 만으로 자연스레 감탄사가 터진다. 참고로 칠석장식은 제작에 개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한다. 때문에 손에 닿는 거리에 있더라도 눈으로만 즐겨야 한다.
센다이 타나바타 마쓰리가 열리는 8월 6일 전날인 5일에는 전야제의 일환으로 ‘센다이 타나바타 불꽃축제’도 열린다. 센다이 니시공원 일대를 무대로 약 16,000발의 불꽃이 센다이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해 일본 여름 축제만의 감동도 더할 수 있다.
동시 개최되는 즈이호덴 나이트 이벤트도 볼거리. 다테 마사무네의 영묘이자 관광명소로도 유명한 즈이호덴 일대에서 참배길 돌계단과 본전 주위에 약 1,200개의 대나무 등롱을 장식해 몽환적인 여름밤을 연출하니 곁들여 즐기기 제격이다.
◇기간 : 2025년 8월 6일(수)~8일(금) / 장소 : 센다이 역 일대 아케이드 거리
◇링크 : https://www.sendaitanabata.com
[아오모리현] 아오모리 네부타 마쓰리 | ⻘森ねぶた祭
엄청난 박력의 무사나 도깨비의 형상을 한 네부타 가마가 시가지를 줄줄이 행진하는 아오모리 네부타 마쓰리는 아오모리현의 여름을 대표하는 축제. 매년 전국에서 약 2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일본 감성 충만한 축제다.
아오모리 네부타 마쓰리의 기원은 정확한 사료가 남아있지는 않지만, 중국 등 대륙에서 넘어온 칠석에 행하여진 등롱 띄우기 풍습이 변화하여 등롱을 가마 위에 태우고 행진하는 지금의 네부타 형태로 발전했다는 것이 일설이다.
아오모리 네부타 마쓰리는 매년 8월 2일부터 7일까지 6일 동안 개최된다. 역시나 압도적인 네부타의 위용이 가장 큰 볼거리다. ‘네부타’는 사람이나 동물, 도깨비 등의 형상을 한 거대한 등롱을 말하는데, 종이를 겹겹이 붙여 외형을 만들고, 직접 그림과 색을 입혀 사람들이 끄는 가마 위에 올려 행진하는 장식 가마의 일종으로 이해하면 된다.
크기 역시 압도적이다. 평균 높이는 약 5미터, 폭도 약 9미터에 이를 만큼 거대하고, 어둑해진 거리를 따라 휘황찬란한 네부타들이 아오모리의 여름밤을 화려하게 물들이는 광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다.
축제는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람객 누구나 춤꾼인 ‘하네토’가 되어 행렬에 참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네토 전통 의복만 착용하면 별도의 신청 없이도 네부타와 함께 축제의 일원이 되어 즐길 수 있으니 욕심내볼 만하다. 하네토 전통 의복은 시내 상점가에서 구입하거나 렌탈숍을 통해 대여도 가능하다.
축제 마지막 날인 8월 7일에는 아오모리 불꽃놀이·네부타 해상 운행 이벤트도 아오모리항 일대에서 펼쳐진다. 가장 화려한 네부타를 선정해 바다 위에 띄우고 피날레를 장식하는 불꽃놀이까지 펼쳐지니 마쓰리의 감동이 배가된다.
◇기간 : 2025년 8월 2일(토)~7일(목) / 장소 : 아오모리 시가지 일대
◇링크 : https://www.nebuta.jp
[아키타현] 아키타 간토 마쓰리 | 秋田竿燈まつり
매년 8월 3일부터 6일까지 아키타현 아키타시에서 열리는 ‘아키타 간토 마쓰리’도 도호쿠 3대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여름 축제. 축제의 이름이기도 한 ‘간토’는 등롱을 말하는데, 12m 길이의 긴 장대에 등롱을 가득 매달고 자유자재로 다루는 묘기가 백미인 전통 마쓰리다.
축제의 기원은 멀리 에도시대 중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여름철의 병마와 졸음을 물리치는 의식의 일환으로 행하여졌는데, 간세이 1년(1789)의 사료에 십자 모양으로 만든 기다란 장대에 수많은 등불을 매달아 거리를 행진했다는 기술이 남아 일본의 국가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한 유서 깊은 축제다. 참고로 등롱을 매단 간토는 벼 이삭을 상징해 오곡 풍작을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축제는 아키타시 중심부를 무대로 펼쳐진다. 주인공은 역시나 긴 장대에 최대 46개의 등롱을 매단 ‘간토’의 장관. 메인 이벤트인 ‘요루혼방(夜本番)’에서는 JR 아키타 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간토 오도리에 약 280개의 간토가 집결한다. ‘사시테’라 불리는 장정들이 1인당 한 개씩 간토를 짊어지고 묘기를 선보이는데, 12m 길이에 무려 50kg이나 되는 간토를 손바닥과 어깨, 허리 등으로 옮겨가며 능숙하게 다루는 사시테들의 모습은 보는 이의 혼을 쏙 빼놓는다.
요루혼방이 끝난 후에는 간토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후레아이 간토’라는 행사가 열린다. 가까이서 바라보며 그 크기를 체감하거나 기념촬영을 하는 등 축제를 보다 깊이 즐길 수 있다.
축제 기간 중에 간토 오도리 거리의 양쪽에는 ‘간토 포장마차촌’이 등장해 아키타현 각지의 명물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요코테시의 명물 ‘요코테 야키소바’와 센보쿠시의 로컬 맥주 ‘다자와코 맥주’ 등 아키타현을 대표하는 먹거리를 축제와 함께 즐길 수 있으니 더없는 즐거움이 된다.
◇기간 : 2025년 8월 3일(일)~6일(수) / 장소 : 아키타 시가지 일대
◇링크 : https://www.kantou.gr.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