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유빙’ 반기는 극한의 겨울왕국, 아바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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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빙’ 반기는 극한의 겨울왕국, 아바시리

“오호츠크해의 얼음바다가 연출하는 겨울 판타지”
기사입력 2023.12.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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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그 홋카이도의 최북단에서 또다시 깊숙이 발길을 옮기면 1년에 단 60여 일만 모습을 드러내는 겨울 손님 ‘유빙’과 조우한다. 대자연의 광활함에 용기 내어 둘러보려 나서지 않는 이상 홋카이도는 그리 호락호락하게 자신의 모습을 비추지 않는다고 했다. 오호츠크해의 얼음바다는 이 혹한의 도시에 발길을 옮긴 이들만을 위한 홋카이도의 겨울 선물. 홋카이도가 가진 진정한 겨울 판타지를 기대하는 이들에게 아바시리는 선택이 아닌 운명이다.  

 

홋카이도 삿포로역에서 열차를 타고 내달려 5시간을 넘겨야 만날 수 있다. 하늘길도 열려있다. 홋카이도관문 신치토세공항에서 경비행기급 국내선을 타고 이름도 낯선 메만베츠공항에서 국도를 타고 약 15km 북으로 달리면 된다. 

 

목적지는 홋카이도 동부권의 아바시리. 가벼운 마음으로는 쉽사리 찾을 수 없고, 진중한 용기를 내야만 열리는 여행길이다. 

 

아바시리는 오호츠크해와 접해있는 홋카이도 동부권의 항구도시. 흔히 말하는 오지(奧地)다. 아바시리가 어느 정도 깊숙이 자리해 있는지는 ‘아바시리 형무소’라는 단어가 설명해 준다. 

 

아바시리형무소는 현존하는 일본 최북단에 자리한 형무소. 일본 내에서 가장 혹독한 환경에 더해, 가장 오지에 자리해 중범죄자들이 집중 수용되었던 악명높은 교정시설이다. 

 

완벽히 사회와 격리시킨다는 수용시설의 기본 목적 때문에,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내에서도 러시아와 가까운 혹한의 아바시리에 자리했고, 탈옥을 비롯해 수많은 서사를 남기며 일본의 여러 소설과 영화속에 등장하는 등, 문화적 영감을 준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아바시리는 쉽사리 찾을 수 없는 땅이라는 말이다.

 

때문일까. 아바시리의 땅에서는 독특한 감성이 풍겨온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보다 높은 위도가 선사하는 낯선 북방지역의 기후가 지금까지 미처 체감해 보지 못한 겨울 대자연의 신세계를 보란 듯이 펼쳐놓기 때문이리라. 

 

아바시리의 서쪽으로는 노토로호, 사로마호, 동쪽으로는 도비호와 코시미즈 원생화원, 그리고 남쪽으로는 굿샤로호와 마슈호가 자리 잡고 있다. 오호츠크해의 겨울바다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호수들을 품에 안을 수 있어 현재는 항구도시의 풍모와 함께 네이처투어의 거점으로 인기가 각별하다. 


혹한의 아바시리 겨울 만끽, 오호츠크 유빙관

아바시리의 땅을 밟았다면 아바시리의 풍경부터 조망하는 것이 순서다. 시내에서 4km 정도 떨어져 있는 텐토잔(天都山)은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로부터 발밑으로 넓게 퍼지는 아바시리시의 전경은 물론 오호츠크해의 웅장한 파노라마가 펼쳐지니 흔한 바다풍경이라 치부해 찾지 않으면 후회가 따른다. 

 

오호츠크의 심볼인 유빙의 매력을 한 발 앞서 즐길 수 있는 명소도 텐토잔 정상 가까이 있다. 오호츠크 유빙관으로 명명된 시설은 텐토잔 전망대와 병설되어 실물의 유빙(流氷)을 상설 전시하고 있는 유빙체험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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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츠크 유빙관. 실물 유빙 앞에서 얼어버린 수건을 든 관광객들

 

명물인 ‘유빙’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먼저다. 유빙이란 바람이나 해류 등의 영향으로 표류하고 있는 해빙을 말하는데, 오호츠크해에 접한 지역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현상을 말한다. 특히 아바시리 지역은 본격적인 유빙을 직접 볼 수 있는 동북아시아의 유일한 지역인 만큼 그 특별함은 더욱 각별하다 하겠다.

 

오호츠크 유빙관의 전시물도 꽤 흥미롭다. 오호츠크해를 무대로 홋카이도와 대륙의 교류를 설명하는 제 1전시실을 시작으로 바다가 어는 불가사의와 유빙이 떠도는 추운 바다 속에서 사는 바다생물까지 펼쳐놓는 이야기거리가 다양하니 흔한 지방도시의 고리타분한 박물관과는 격이 다르다. 

 

영하 20도의 실내에서 120톤 분량의 실제 유빙을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제 5전시실이 특히 인기다. 계절과 기후에 관계없이 아바시리의 유빙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고, 전시관 내 영하 20도의 혹한을 실감하라고 젖은 수건을 나누어 주는데 전시관에 입장하고 수 초만에 빳빳하게 얼어버리니 아바시리의 혹한의 강도와 유빙이 당당히 바다를 헤엄치는 연유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해낸다. 박물관은 JR아바시리역에서 차로 10분 정도거리로 입관료는 520엔. 겨울 뿐만 아니라 4계절 내내 운영되고 있으니 한 여름 아바시리를 찾는다면 피서지로 찾기에도 제격이니 기억해둘 포인트다. 


쇄빙선 타고 만나는 유빙 크루즈, 유빙워킹도 감동

유빙관에서의 유빙체험만으로 만족하기엔 이르다. 유빙체험의 메인은 쇄빙선을 타고 직접 바다에 나가 보는 것. 시즌은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로, 아바시리의 유빙을 가장 확실하게 즐길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유빙크루즈를 빼놓고는 아바시리 겨울 여행의 스토리가 이어지질 않는다. 

 

아바시리의 바다가 본격적으로 얼기 시작하는 1월 하순부터 3월 하순까지 즐기는 유빙크루즈는 얼음바다를 가르는 쇄빙선을 직접 타고 바다를 유영하는 유빙을 직접 눈으로 체험할 수 있는 아바시리만의 즐길거리. 아바시리는 물론 홋카이도 겨울여행의 꽃으로 불리울 만큼 매력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JR아바시리역에서 멀지 않은 아바시리항에서 출발하는 쇄빙크루즈선인 오로라호는 2월의 경우 하루 5회 이상 유빙을 만끽하려는 여행객을 태우고 얼음바다로 출항한다. 매서운 바닷바람과 추위가 몸을 덮치지만 그 어떤 관람객도 추위를 피해 선내에 남아있지 않고 모두 매서운 칼바람이 이는 갑판에 올라 바다와 추위를 즐기는 진풍경도 아바시리만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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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빙을 깨고 나아가는 유빙크루즈선 오로라호 

 

쇄빙선이 유빙을 가르며 얼음을 분쇄하는 박력 넘치는 소음도 웅장하다. ‘빠지직’하며 깨어지는 단단한 유빙의 소리가 귓전을 맴돌고, 부서진 유빙이 크루즈선의 물결에 쓸려 부채꼴로 퍼지니 유빙으로 가득찬 얼음바다의 한 가운데 와 있음을 이제서야 실감한다. 

 

유빙크루즈에 곁들여지는 풍경도 볼거리다. 운이 좋다면 유빙투어 중 얼음바다 위에서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는 물범이나 백조, 큰독수리 등, 뜻하지 않은 북방동물들과도 조우할 수도 있으니 다큐멘터리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진귀한 볼거리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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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빙 위에서 쉬고 있는 큰독수리. 유빙크루즈를 통해 조우할 수 있다

 

쇄빙선 오로라호를 이용한 유빙크루즈는 오호츠크해의 유빙이 사라지는 3월 말까지 매일 출항하고 3월 말까지도 꽤 많은 양의 유빙과 만날 수 있으니 겨울이 아쉬운 이들이라면 3월이 가기 전에 떠나도 늦지 않다.

 

탑승요금은 4,000엔(성인기준)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유빙크루징을 즐기고 그 비용을 아까워하는 이들이 없을 정도이고, 관람시간도 1시간 여로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얼음을 가르며 바다를 떠다니는 유빙을 보고 있노라면 긴 시간도 짧게 느껴지니 혹한이기에 가능한 자연의 기적을 몸소 체험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아깝지 않은 체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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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빙 위를 걷는 이채로운 유빙워킹 체험

 

배 위가 아닌 직접 두 발로 유빙을 체험하고 싶다면 유빙 위를 걷는 유빙워킹이 아슬아슬하지만 흥미로운 체험메뉴가 된다. 거대하고 단단한 유빙위를 직접 걷는 체험으로 바다에 표류한 유빙에 몸을 맡겨야 하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안전을 담보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이니 안심해도 좋다. 유빙워킹을 위한 전문 가이드와 얼음바다에 빠지는 것을 대비한 구명동의 기능을 겸비한 특수 드라이 슈트를 착용해, 혹한의 얼음물에 빠져도 체온저하 등의 리스크 없이 하드보일드한 아바시리의 유빙을 오감으로 만끽할 수 있다. 도리어 혹한의 유빙 바다에 일부러 빠져 유영하는 코스가 있을 정도이니 진정한 얼음왕국을 체험한다면 도전해볼 일이다. 


아바시리 명물 ‘장기돈’ 겨울입맛 당기네

명물 먹거리를 찾는다면 ‘잔기돈(ザンギ丼)’이 제격이다. ‘잔기(ザンギ)’는 아바시리산 오호츠크 연어를 아비시리 전통의 뱅어간장에 재워 튀겨낸 연어튀김을 따끈한 밥 위에 얹어 먹는 튀김덮밥요리. 먹음직스럽게 튀겨진 연어튀김 위로 아바시리산 채소튀김과 생채소가 올려지는데, 데리야끼소스를 연상시키는 달짝지근한 간장베이스의 소스가 연어튀김에 배어 밥과의 궁합을 환상적으로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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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튀김덮밥인 잔기돈. 아바시리 명물로 인기다

 

아바시리 시내를 중심으로 10여 곳의 잔기돈 전문점이 자리하는데, 전문점 입구에는 머리에 연어를 올린 슈퍼맨 복장의 귀여운 잔기맨 오리지널 캐릭터가 반기고 있으니 찾기도 쉽고, 어떤 식당을 가든 1000엔 초반대에 푸짐한 잔기돈을 맛볼 수 있으니 유빙크루즈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픈 이들이라면 필히 찾아볼 만하다.


<여행메모>

유빙은 겨울시즌 1월 말부터 3월 말까지 만날 수 있다. 유빙명소 아바시리까지는 JR삿포로역을 출발하여 JR아바시리역까지 직통운행하는 특급열차가 운행중에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루에 5편씩 특급 오호츠크호(特急オホーツク)가 운행하며 소요시간은 약 5시간 20분. 항공편 이용 시 삿포로 신치토세공항에서 죠만베츠공항까지 정기편이 운행중에 있다. 죠만베츠공항에서 아바시리까지는 차로 약 30분 소요된다. 유빙크루즈 오로라호는 오는 1월 20일부터 3월 31일까지 운항예정으로, 운항스케줄은 도토관광개발(주) 공식사이트(www.ms-auror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 www.abakanko.jp(아바시리관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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