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레트로한 일본 소도시의 매력 가득, 오이타현 분고다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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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한 일본 소도시의 매력 가득, 오이타현 분고다카다

“거리 전체가 박물관, 일본 쇼와 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
기사입력 2022.11.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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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러움이 감성이 되는 시대다. 여기 레트로를 넘어 뉴트로 감성 가득한 일본이 있다. 온천으로 유명세인 규슈 오이타현의 북동쪽에 자리한 분고다카다(豊後高田)시. 쇼와 30년대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해 복고적이면서도 판타지한 감성을 자아내는 과거의 풍경과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길을 걸으며 미래를 꿈꾸는 조금은 특별한 감동의 교집합은 오이타현 분고다카다시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노스탤지어다. 


쇼와 노스탤지어, ‘쇼와노마치’를 걷다

쇼와(昭和)는 제124대 일왕(재위 1926∼1989) 미치노미야 히로히토(迪宮裕仁)의 연호(年號)다. 쇼와 일왕은 일본인들에게 ‘살아있는 신’(현인신·現人神)으로 떠받들여진, 최장기간 재위(64년) 국가원수였다. 일본인들은 특히 쇼와 중반 시절에 ‘아련한 향수’를 느낀다고 한다. 이 때는 일본이 전후(戰後) 격변 속 재건과 경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급속한 성장기로, 부족하긴 했지만 누구나 자기 힘으로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1968년 도쿄올림픽, 1970년 오사카엑스포 등이 ‘쇼와 30년대’(1955~1964)를 자양분으로 해 탄생한 세계적 이벤트였다. 이런 ‘쇼와 노스탤지어(향수·鄕愁)’를 자극하는 시설들이 일본 곳곳에 보이는 까닭이다.

규슈 오이타현 분고타카다시(豊後高田市)에 있는 ‘쇼와노마치’(昭和の町·쇼와 거리)도 그 중 하나다.

분고타카다시는 에도시대에서 쇼와 30년에 걸쳐 규슈 북동부 고쿠토반도에서 가장 번성했던 마을이다. 그런데 시대의 도도한 파도에 뒤처지면서 마을은 서서히 침체되어 갔다. 사람들은 옛 영화를 꿈꾸었고, 지금은 TV 드라마나 고전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게 된 쇼와 30년대의 그리운 상가 거리를 재현하는 것에서 해답을 찾았다. 

쇼와 거리는 그렇게 상가 전성기였던 쇼와 30년대의 북적거림을 되살리고 소도시의 아기자기함을 복원해내겠다는 바람을 담아냈다. 일본인들의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쇼와 노스탤지어에 호소해 관심을 끈다는 관광화 전략이었다. 지역 청년들과 상공회의소, 행정부가 삼위일체로 똘똘 뭉쳐 꾸민 쇼와 거리는 2001년(헤이세이 13년) 그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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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노마치 거리 전경. 클래식한 보닛버스와 간판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쇼와 거리는 말 그대로 쇼와 30년대의 상가 거리를 충실하게 재현했다. 그 모습은 일본인들의 기억 속에 잠자고 있는 ‘그립고 따듯한 추억’을 불러일으키게 해준다. 총연장 550m 정도의 상가 거리는 관광객이 해마다 늘어 지금은 연 4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당초 7개 점포로 출발한 쇼와 거리 인증점은 현재 59개 점포로 늘었다. 각 점포는 1점1보(1店1寶)로 해당 점포의 역사를 말해주는 쇼와 보물을 전시한다. 또 1점1품(1店1品)을 원칙으로 해당 점포가 자랑하는 쇼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앞이 툭 튀어나온 쇼와 32년식 보닛의 버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빨간색 버스는 주말과 공휴일에 무료로 운행한다. 차장의 독특한 안내 멘트로 차내는 웃음소리가 넘친다.


쇼와시대의 보물상자, 쇼와로망구라(昭和ROMAN藏)

쇼와로망구라는 쇼와노마치 입구에 있는 테마파크 같은 건물이다. 우리말로 풀면 낭만창고라는 뜻이다. 메이지 시대부터 쇼와 시대에 걸쳐 오이타현 제일의 갑부라 불린 노무라 가문이 쇼와 10년 전후에 지은 다카다 농업창고를 개조해 꾸민 이 거리의 랜드마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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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시대 소품 가득한 쇼와로망구라. 40대 이상이라면 아는 철인 28호가 반긴다.

 

무엇보다도 ‘그리운 쇼와’ 시절이 가득 재현되어 있어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인기 애니메이션 ‘마징가Z’가 서 있고 벽을 뚫고 나오는 듯한 ‘철인 28호’도 볼 수 있다.

막과자 가게의 꿈박물관에는 ‘다가시’(불량식품)라고 불리는 당시의 먹거리와 장난감들이 한가득 전시돼 있다. 일본 제일로 꼽히는 코미야 히로노부 관장의 희귀 소장품을 볼 수 있다. 히로노부 관장의 소장품은 20만 점이 넘는데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것을 포함한 6만 점을 만날 수 있다. 옛날 번호판이 붙은 클래식카들도 눈길을 사로잡으며 고도 경제성장기의 한복판에 있던 일본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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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장난감이 가득한 쇼와로망구라의 쇼케이스,

 

쇼와의 유메마치3초메관(昭和の夢町三丁目館)은 쇼와 30~40년대의 생활이나 학교 교실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눈과 귀와 몸으로 느끼는 쇼와 체험시설 격이다. 유메마치에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쇼와 시대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고에몬 목욕탕과 안방, 실제와 똑같은 쇼와 시대 생활상을 다양한 장치를 통해 체험할 수 있다. 벽에 난 구멍을 통해 들여다 보거나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거나 하면 여러 가지 소리가 들리고는 하는데 이를 통해 당시의 온기를 느끼게 된다. 이런 장치는 총 13곳이 있다.

막과자 가게의 꿈박물관과 쇼와의 유메마치3초메관의 입장료는 어른 640엔, 초·중·고생 450엔이다.


사랑이 이루어지는 길, 연인의 성지 ‘코이가나 로드’

분고타카다시는 일본 내에서도 고즈넉한 시골마을 풍경의 소도시 여행지로 잘 알려져 있다. 과거 잡지 등을 통해 ‘이주하고 싶은 시골마을 베스트 1’에 오르는 등 화제가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여기에 ‘코이가나 로드’라고 불리는 연인들의 성지와 사랑에 얽힌 명소가 산재해 현재는 연인들의 커플여행지로도 유명하다. 쿠니사키 반도의 북부 해안선 약 20km는 멋진 전망 포인트가 되고 세련된 카페와 레스토랑이 연이어 있는 낭만 드라이브코스로 완성되어 인기가 더욱 뜨겁다. 

지난 2016년 1월에는 ‘연인의 성지’에 선정됐다. 비영리법인인 지역활성화지원센터가 일본 전국 관광지 중에서 연인들의 프로포즈에 어울리는 로맨틱 명소를 꼽았는데 여기에 포함된 것. 그 증거로 나가사키바나(長崎鼻) 곶의 ‘사랑 맺는 종’ 옆에 연인의 성지 명판이 설치돼 있다. 약 15헥타르의 광활한 꽃밭이 펼쳐져 있는데 1년 내내 계절에 맞는 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봄날의 유채곷, 한여름의 해바라기 만발한 경치가 압권이다. 2020년 3월에는 ‘코이가나 터널’이 더해져 일반 관광지로서 뿐만 아니라 여자들만의 여행지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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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명소로 인기인 나가사키바나캠프장의 트레일러 하우스.

 

코이가나 로드의 종점인 나가사키바나에 자리한 나가사키바나 리조트 캠핑장도 각별하다. 이곳은 인공해변, 계절 꽃밭, 설치미술품, 기타 해변활동 등 다양한 관광명소와 액티비티를 자랑한다. 봄에는 약 2200만 송이의 유채꽃이 노란색으로 물결치고, 여름에는 약 140만 송이의 해바라기 무리가 빚어내는 화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서는 이들 현지 식물로 만든 다양한 식용유 제품을 식사와 쇼핑으로 즐기며 바다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리조트에는 비틀즈 멤버 고(故) 존 레논의 부인 오노 요코와 한국인 그래픽 디자이너 최종화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주목할 만한 설치미술품이 전시돼 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리조트에서는 코티지, 방갈로, 로그하우스, 텐트 사이트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제공한다. 바비큐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해변 근처의 트레일러 하우스에서는 스탠드업 패들보트 등의 워터 액티비티도 안내받을 수 있다. 객실수 7실의 트레일 하우스와 객실수 6실의 글램핑 이용료는 각각 1만9800엔(1실 4인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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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오브제 ‘유이’ 조형물. 아와시마신사 바로 앞에 자리한다.

 

나가사키바나 비치리조트에서 남쪽으로 약 8km, 승용차로 12분 거리에 있는 아와시마공원(粟嶋公園)도 빼놓을 수 없다, 바위에 돌출된 바위굴에 제사단이 설치된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신사도 이웃하여 자리한다. 결연(結縁)과 순산의 신을 모시는 신사인데, 특히 여성의 소원이라면 반드시 하나는 들어준다고 한다. 인연을 상징하는 기념물 ‘유이(ゆい·結)와의 기념사진도 인기다. 부드러운 곡선이 교차하는 형태의 이 기념물은 ‘사랑이 맺어져 가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으며 뫼비우스의 띠 형태로도 보여 ‘영원한 사랑’을 나타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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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성지로 인기인 절경의 아와시마신사. 

 

아와시마신사의 앞 바다 속에는 하트 모양으로 구멍이 뚫린 ‘도나에이와(희망바위)’가 있다.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데 연인들이 구멍 안으로 ‘소원석’을 던져 넣으며 소원을 비는 곳이다. 소원석은 신사(2개 100엔)에서 판매한다. 

또 공원 안쪽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소에는 하트형 자물쇠인 ‘사랑열쇠’를 걸어 사랑을 다짐하는 기념물 ‘에니시(縁)’가 있다. 이 곳도 새롭게 사랑을 이뤄주는 명소로 한창 뜨고 있다.

‘팀랩 갤러리 미타마(眞玉)해안’도 찾아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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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아티스트 집단 팀랩의 갤러리.

 

팀랩이란 디지털아티스트 집단의 작품 ‘꽃과 사람, 컨트롤 할 수 없지만 더불어 산다-쿠니사키 반도’를 상설전시 중이다. 분고타카다시에 피는 꽃들을 모티브로, 1시간 만에 1년의 시간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인 동시에, 감상자의 움직임에 따라 작품도 변화하는 ‘쌍방향 아트’다. 일정한 거리가 되면 관람객 주변에 꽃이 피어나고,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시들어 버리는 식이다. 1시간에 1년 사계절이 흐르는데 똑같은 풍경은 나타나지 않는다. 

근처의 미타마해안은 오이타현에서는 유일하게 수평선에서 지는 노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간조시에는 갯벌이 드러나는데 노을에 붉게 물드는 광경은 ‘일본의 석양 100선’으로 꼽히기도 한다. 


소바성지서 맛보고 체험하고, 토요고타카타 소바 도장

분고타카다시는 일본에서도 ‘소바(메밀국수) 성지’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일대는 메밀 산지로 유명하다. 이 곳에서는 메밀을 2모작한다. 봄과 가을, 연 2회 메밀을 파종하고, 7월과 11월 연 2회 수확한다. 생산량으로는 일본에서 3번째라고 한다.

생산조합을 조직해 규슈 오키나와 농업연구센터, 오이타현, 에히메대학 농학부의 지도 아래, 고품질의 메밀을 생산·건조·조제하고 있다. 특히 분고다카다시에서는 생산~가공~수타까지 같은 땅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온도·습도 변화, 시간 경과)가 극히 낮은 소바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자루소바(냉모밀, 소쿠리소바)를 많이 찾는 7월 한여름에 갓 수확한 메밀로 빚은 소바를 맛보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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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바 성지로 추앙받는 분고다카다의 먹음직스러운 소바.

 

분고타카다시에서는 소바를 안심하고 맛볼 수 있게끔 인증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인증점이 되려면 메밀면을 뽑는 이가 ‘소바 장인 양성 강좌’를 수료했거나 메밀도장에서 일정 이상의 기술을 습득하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일정 조건을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데, 1) 분코타카다 소바를 사용할 것, 2)수타일 것, 3)소바 3원칙 (갓 갈아서, 갓 반죽해서, 갓 삶아낸)을 지킬 것이 그것이다. 현재 분고타카다 시내에는 11개의 인증점이 영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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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체험이 가능한 토요고타카다 소바 도장.

 

한편 분고타카다시는 2013년 7월 중앙 공민관(주민자치센터)에 ‘토요고타카다 소바 도장’을 개장했다. 분고타카다 소바를 브랜드화하고 소비도 촉진하려는 목적에서다. 소바를 뽑을 수 있는 도구와 설비 8대를 갖춘 전문 시설이다. 누구든 신청하면 최대 40명까지 메밀국수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자신이 만든 소바는 가지고 갈 수도, 즉석에서 조리해 먹을 수도 있다(유료). 체험뿐만 아니라 소바 과정을 수강하면 1년에 몇 번 실시되는 '분고타카다류 소바 단위'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데, 초단~4단까지 단위가 올라갈 때마다 한 번에 만들 수 있는 소바의 양이 늘어난다.

소바 체험은 2~5명씩 하는데, 회당 체험비용은 1인당 4천엔. 메밀 분량은 600g이다. 직접 만든 소바를 시식할 때는 220엔을 더 내면 된다.


<여행정보>

분고다카다시까지는 관문 오이타국제공항(현재는 휴항중)에서 공항버스 ‘노스라이너’를 이용하면 약 50분이면 찾을 수 있다. 매일 4회 왕복한다. 요금은 편도 어른 1550엔(한화 약 1만4620원). 후쿠오카국제공항을 이용할 경우 JR하카타역으로 이동, 가고시마 본선 특급열차를 타고 1시간 40분 정도 달리면 우사시 우사역에 닿는다. 우사역에서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택시로는 10분이면 갈 수 있다. | https://showanomachi.com


(캡션)

서브01 : ▲쇼와노마치 거리 전경. 클래식한 보닛버스와 간판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브02 : ▲쇼와시대 소품 가득한 쇼와로망구라. 40대 이상이라면 아는 철인 28호가 반긴다.

서브03 : ▲당시의 장난감이 가득한 쇼와로망구라의 쇼케이스,

서브04 : ▲캠핑명소로 인기인 나가사키바나캠프장의 트레일러 하우스.

서브05 : ▲연인의 성지로 인기인 절경의 아와시마신사. 작은 사진은 인연의 오브제 ‘유이’ 조형물.

서브06 : ▲디지털아티스트 집단 팀랩의 갤러리.

서브07 : ▲소바체험이 가능한 토요고타카다 소바 도장. 체험 후 직접 조리해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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