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겨울이 반가운 규슈 4대 개성파 온천마을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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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반가운 규슈 4대 개성파 온천마을 기행

유후인, 구로카와, 이부스키, 그리고 우레시노
기사입력 2020.12.1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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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단풍 절경이 쏜쌀같이 지나가고 매서운 겨울 바람이 이내 온천을 떠오르게 만드는 겨울이 찾아왔다. 일본의 온천을 논함에 있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나 규슈다. 규슈는 일본전국에 있어서도 뒤지지 않는 온천의 왕국. 아직도 연기를 내뿜는 살아있는 화산이 두 개나 있고, 그 화산대는 규슈의 섬 전역으로 퍼져 온천대를 형성하니 어디를 가건 명품온천들이 그득히 펼쳐지는 이유다. 온천이야 많지만 개성파 온천들은 따로 있다. 별장같은 호젓함의 유후인을 시작으로, 온천순례에 제격인 구로카와온천, 모래로 온천을 즐기는 이색적인 이부스키에 더해 규슈온천의 숨겨둔 성지 우레시노까지 개성강한 4색 온천이 이어지니 온천마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질 규슈의 온천마을 4곳을 소개한다.  


예술감성 가득, 오이타현 ‘유후인’

규슈온천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벳부의 구석에 유후인이 자리한다. 스케일로 보자면 단연 벳부를 제일로 친다. 하지만 진짜 온천을 아는 이들이라면 벳부를 지나쳐 그 아래 작은 온천마을인 유후인으로 향하고야 만다. 

유후인은 예술과 온천의 거리로 칭해지며 연인들의 최고의 데이트장소로 사랑받는 온천마을. 세련되고 감각적인 온천을 기대하는 여성여행객들의 발길이 특히나 잦은 곳이다.   

유후인은 유후다케로 대표되는 수려한 자연풍광과 아기자기한 숍과 공방들이 늘어서고, 미술관과 예술적 감각이 넘치는 거리풍경이 시선을 자극하는 유서 깊은 온천명소다. 크고 작은 고급료칸들이 늘어서고 유후다케 산악을 조망하는 노천탕이 단연 명물이지만 온천마을다운 풍경 또한 유후인여행의 백미다. 

특히, 유후인역에서부터 긴린코호수까지 이어지는 상점가는 어느 테마파크에 와 있는 듯 흥겨움이 가득한 거리. 1.5km 남짓한 거리에 유후인 미술관을 시작으로 일본 전통공방, 아기자기한 악세서리점, 베이커리 카페 등 여행자의 시선을 하나하나 사로잡으니 겨우 1km 남짓 길을 걷는데 2~3시간이 들만큼 유혹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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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다케 연봉을 조망하는 유후인의 노천탕(사진:규슈관광추진기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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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공방과 볼거리의 유후인 온천마을(사진:투어리즘오이타 제공)

 

거리 곳곳의 인력거꾼들은 유후인만의 어트랙션이 된다. 100여 년 전 일본의 도련님과 아가씨들이 타고 다녔을 법한 호화스런 인력거에 오르면 인력거꾼이 잰 걸음으로 유후인의 숨겨진 명소로 안내해 준다. 일본어가 통하지 않아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호사를 누릴 수 있으니 즐기지 않으면 손해다.

거리 끝에 자리한 긴린코호수도 걸작이다. 호수 위로 뛰어오르는 물고기의 비늘이 석양의 빛을 받아 금빛으로 보인다고 해서 긴린코라는 이름이 붙었다. 호수 아래로 뜨거운 온천수가 용출되고 있어 늦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아침이면 자욱한 물안개가 피어 판타지한 별세계를 선사하니 유후인의 온천료칸에 숙박하는 이들이라면 아침잠을 제치고서라도 가볼만하다. 

유후인의 새로운 명소도 생겼다. 소설 <인간실격>으로 한국에서도 팬이 적지 않은 일본 근대문학 거장 다자이 오사무의 하숙집 건물이었던 헤키운소우(碧雲荘)를 도쿄에서 그대로 이축한 ‘유후인 문학의 숲’이 문을 열었다. 다자이 오사무가 집필을 했던 작디작은 방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으니 필히 들려볼만하다. 


온천순례 명소, 구마모토현 ‘구로카와’

온천천국 규슈에서 인기 있는 온천지를 고른다면 빠지지 않는 것이 ‘구로카와’라는 이름. 구마모토현의 북쪽 아소산과 유후인이 위치한 오이타현이 만나는 경계에 자리한 구로카와온천은 한국여행자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일본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에도시대부터 이어져온 유서 깊은 온천이지만 깊은 산속에 자리한 탓에 온천 붐이 일어나던 80~90년대에 이르러서도 대형온천호텔 하나 들어서지 않는 잊혀져가는 온천지였지만, 최근에 와서는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옛 온천의 모습과 자연이 그대로 간직되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구로카와온천의 가장 큰 특징은 온천마을 전체가 마치 하나의 온천리조트처럼 구성되어 있다는 점. 20여 채의 온천료칸이 강줄기를 따라 각기 자리하고 있지만 검은색으로 통일된 온천료칸건물과 거리는 온천테마파크에 온 듯 감각적이고 세련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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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풍치의 구로카와 온천(사진:규슈관광추진기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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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카와 온천 거리를 대나무 등롱으로 장식하는 겨울 이벤트인 '유아카리'. 3월 말까지 이어진다. (사진:구로카와온천관광료칸협동조합 제공)

 

옛 모습그대로 작은 골목길을 따라 크고 작은 온천들이 자리하여, 네온사인의 환락가와 초고층 온천호텔에 익숙한 유명 온천관광지들과는 그 분위기부터가 다르다. 구로카와온천에 여성 여행객이 몰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구로카와온천이 즐거운 이유는 더욱 다양한 스타일의 온천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 보통 내가 숙박하고 있는 온천료칸의 온천탕을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구로카와에서라면 숙박하는 온천료칸 뿐만 아니라 온천마을 내에 자리한 모든 온천료칸의 온천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즐거움도 두 배다. 이용방법도 간단하여 1,300엔의 입욕패(入湯手形)를 구입하면 구로카와온천마을 내의 3개소의 온천을 골라 자유롭게 입욕할 수 있다. 때문에 구로카와온천 거리에서는 입욕패와 온천료칸 안내지도를 들고 어는 온천에 입욕할까 고민하는 여행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자연과 동화된 인공적이지 않은 아기자기한 온천료칸이 이어지니 장년층은 물론 젊은 커플들에게도 올 가을 추천할만한 명소다.  


이색 모래온천, 가고시마현 ‘이부스키’

구마모토 구로카와온천에서 시선을 더욱 더 남쪽으로 향하면 규슈 최남단 가고시마에 자리한 이부스키온천과 조우할 수 있다. 평범한 온천이겠거니 생각하지만 온천의 역할을 하는 것은 온천수가 아닌 모래이니 여행자들의 호기심이 주체할 줄 모른다. 

이부스키 명물인 모래찜질온천은 온천탕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온천수와 온천열이 솟아나는 바닷가에 누운 채 그 위로 모래를 덮어 온천효과를 얻는 이부스키만은 독특한 온천방식. 입욕방법도 간단하다. 유카타(浴衣-목욕할 때 입는 일본 전통의복)나 수영복을 입고 모래사장에 누워 뜨거운 모래를 덮고 10분에서 15분 정도 땀을 흘려주면 된다.

모래를 통한 증기욕 개념이지만 효과는 보통 온천 못지않다. 단시간 입욕이지만 훈증효과 덕택에 피부 깊숙이까지 온천성분이 흡수되니 웬만한 온천에 두 서너번 들어간 것 이상 효과도 좋거니와, 철 지난 가을에 바닷가 모래사장에 파묻혀 일광욕을 즐기듯 여름기분을 내는 것 또한 유쾌하기 그지없다.  

모래찜질온천은 이부스키 내에서도 스리가하마 해안과 야마가쵸의 후시마 해안에서 즐길 수 있고, 주변으로 유수의 온천료칸도 가득하니 남들과는 다른 온천을 기대하는 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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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온천인 이부스키의 모래온천(사진:규슈관광추진기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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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스키의 바다를 조망하는 야외 온천탕(사진:규슈관광추진기구 제공)


규슈 제일 미인탕, 사가현 ‘우레시노’

유명세의 온천이 아닌 숨어 있는 고즈넉한 명탕을 찾고 싶은 이들이라면 후쿠오카와 이웃한 사가현의 우레시노가 제격이다. 역사는 1200여 년 전인 멀리 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이곳을 찾은 학이 상처를 입었으나 이곳에 샘솟는 온천물에 몸을 담그니 상처가 깨끗이 나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상처를 치유한 학이 “우레시이(기쁘다)”라고 하여 지금의 지명이 되었다.

우레시노온천의 매력은 역시나 미인온천으로 불리우는 빼어난 수질이다. 중조천(重曹泉)의 수질은 온천수 내에 고형 성분이 다량 함유된 탓에 마치 묽은 젤처럼 미끈한 상태로 입욕 후에 몸을 감싸 안아 매끈매끈한 감촉이 여느 온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우레시노만의 온천수질을 한껏 뽐낸다. 

강을 따라서 자리한 개성 넘치는 료칸들도 즐거움이다. 일왕이 머무른바 있고 영화 <가문의 수난>의 무대이기도 했던 격조높은 온천호텔인 와타야벳소를 비롯하여, 우리시노의 명물인 녹차를 가득 띄운 감각적인 녹차탕으로 인기인 와라쿠엔, 가족같은 느낌의 소박한 맛이 자랑인 다카사고에 이르기까지 30여 료칸이 있으니 어느 료칸을 선택해야할지 행복한 고민도 끊이지 않는다. 

우레시노온천은 입으로도 즐길 수 있다. 우레시노는 일본에서도 몇 되지 않는 음용 가능한 온천수. 위장과 간장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효험이 톡톡해 웬만한 자양강장제보다 낮고 이 웰빙온천수로 만든 우레시노 온센유토후(온천두부)까지 있다. 두부와 그 두부에서 배어나온 뽀얀 국물이 식욕을 자극하고, 한 수저 뜬 국물은 담백한 두부의 맛에 짭조름한 간이 기분 좋게 배어들어 우리네 입맛에도 제격이다. 원조집을 찾는다면 JR버스 우레시노온천버스센터 인근에 소우안·요코쵸(宗庵よこ長)가 있으니 미식가를 자처한다면 필히 기억해둘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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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시노 특산 녹차를 더한 녹차탕(사진:사가현관광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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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수를 더한 우레시노 온천두부(사진:사가현관광연맹 제공)

 

<여행메모>

규슈 온천정보를 포함한 규슈의 다양한 관광정보는 규슈관광추진기구가 한국어 사이트(www.welcomekyushu.or.kr)를 개설해 제공한다. 온천과 숙박, 미식, 이벤트, 아웃도어 테마로 인기인 규슈올레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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