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구로베협곡 도롯코(トロッコ)열차기행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구로베협곡 도롯코(トロッコ)열차기행

꼬마열차타고 더위 피해 찾아 떠나는 협곡여행
기사입력 2020.06.08 15:5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메인-토롯코열차.jpg


구로베협곡이 시작되는 우나즈키역 플랫폼에서 작은 열차가 철커덩 소리를 내며 숲속 자그마한 철길을 달려 나간다. 41개의 터널과 22개의 다리로 이어진 협곡을 넘어 다다르고자  하는 곳은 알펜루트 구로베댐을 향해 이어지는 종착역 케야키다이라. 표고 600여 미터까지 20.1km에 이르는 숲속 철길을 따라 나서는 순간, 속세의 시름을 훌훌 털어버리는 별세계가 시작된다. 

깊고 깊은 구로베협곡의 산세가 긴 겨울의 눈을 벗고 신록의 푸르름을 맞이하는 5월. 흰 눈을 털어내는 협곡의 고동만큼이나 시끄러운 것이 구로베협곡열차인 도롯코(トロッコ)열차가 발차하는 우나즈키역이다. 

구로베협곡의 명물로 자리한 토롯코열차는 우나즈키역(宇奈月駅)을 출발하여 종점인 케야키다이라(欅平駅)까지 20여 km를 내달리는 관광열차인 구로베협곡철도의 애칭이다. 토롯코는 광산 등에서 인부나 자재를 나르는 자그마한 열차를 가리키는 말로 보통 열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자그마한 크기만큼이나 귀엽기까지 하다.   

 

서브01-토롯코열차.jpg

▲에메랄드 그린의 산정호수를 지나가는 도롯코열차 모습.

 

토롯코열차의 역사는 꽤 길다. 본래 토롯코열차의 목적은 토롯코라는 이름 그대로 관광이 아닌 공사 인부나 자재를 나르기 위한 열차. 다테야마 알펜루트의 명소로 이름 높은 구로베댐의 공사 당시, 수많은 인부를 해발 1,500여m 위의 현장까지 실어 나른 역사의 산 증인인 셈이다. 구로베댐이 완공된 이후에는 관광열차로서 새 옷을 입게 된었고, 이것이 1971년의 일이다.   

험하디 험한 협곡이기에, 더욱이 겨울 내내 거친 폭설로 야성의 본 모습을 감추고 있는 자연이기에 구로베협곡철도의 플렛폼이 열리는 것은 협곡이 봄의 햇살로 야성을 녹이고 온순한 신록을 드러내는 5월부터다. 때문에 시발역인 우나즈키역에는 이른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플렛폼이 열리길 기다렸던 여행객들로 5월 초부터 인산인해다. 

우나즈키역을 출발한 토롯코열차가 달리는 거리는 총 20.1km. 협곡과 협곡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자리한 레일을 따라 총 10개의 역을 1시간 20분 동안 달려간다.

 

서브02-토롯코열차.jpg

▲도롯코열차에 탑승한 관광객들. 좌석에 2명이 앉으면 꽉 찰 만큼 열차 폭이 좁다. 


작기는 해도 번듯한 관광열차이니 편안한 좌석에 창문까지 달린 조금은 비싼 특별객차도 있지만, 구로베협곡을 온 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사방이 뻥 뚫린 오픈형 보통객차가 제격이다. 등받이도 없는 의자에 객차 기둥을 붙잡고 달려야 하지만 아무런 인공물의 방해 없이 신록을 즐기고 몸 전체로 구로베의 산바람을 맞을 수 있으니 사서 하는 고생이라도 구로베협곡이기에 즐기지 않으면 후회가 남는다. 

속도는 평균시속 16km로 빠르지 않지만 칼로 깊숙이 베어 낸 듯 천길 낭떠러지 협곡을 따라 달리기에 스릴에 더해 즐거움의 두근거림을 종점까지 안고 갈 수 있다. 

눈이 즐거운 것도 당연하다. 일본 제일의 협곡 절경의 파노라마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끊어진 협곡과 협곡을 잇는 22개소의 철교를 가르는 운치와, 협곡 아래로 흐르는 에메랄드 그린의 구로베강 강물빛은 자연에 둔감한 이라도 이내 감탄의 탄성이 목청을 타고 넘어온다. 

 

서브03-토롯코열차.jpg

▲터널을 통과하는 토롯코열차. 터널의 한기가 에어컨 못지 않을 만큼 춥다. 


청량한 바람도 빼놓을 수 있으랴. 깊은 협곡 속이니 가뜩이나 시원한 바람이 열차가 터널로 들어가는 순간 냉기로 변한다. 7~8월의 한 여름이라도 한 겨울마냥 한기를 느낄 정도이니 바다를 버리고 도야마의 협곡을 선택한다 해도 제대로 된 피서(避暑)를 만끽할 수 있는 셈이다. 종점까지 자리한 터널의 수는 총 41개소. 긴 터널은 5분 넘게 지속되기도 하니 3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라도 토롯코열차에 오르기 전 덧옷을 챙겨야할 정도다.   


만년설에 천연온천까지, 도중하차의 즐거움도

총 10개의 역이 자리하지만 정차하여 내릴 수 있는 역은 시발역인 우나즈키역과 종점인 케야키다이라에 더해, 구로나기(黒薙)와 카네츠리(鐘釣)의 두 곳. 열차여행인 만큼 줄곧 열차로 즐기는 것이 여행의 기본이지만 가벼운 트레킹에 더해 숨겨진 구로베협곡의 명소들을 만나고 싶다면 협곡 내 구로나기나 카네츠리에서 하차하여 두 다리로 협곡을 산책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특히나 카네츠리에서는 겨우 내 내린 눈이 봄은 물론이고 가을까지 남아 있는 만년설에 더해 구로베 강변에 자리한 카네츠리온천에서의 족욕도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spot_okuturibashi.jpg

▲붉은 칠이 상징적인 오쿠카네바시 다리. 산정의 가벼운 트레킹 코스로 인기다. 

 

종점에서 만나는 해발 600m의 장관도 토롯코열차 여행의 백미다. 깊은 산 속에 자리한 운치 있는 역사(驛舍)를 벗어나자마자 시선을 자극하는 것이 푸르른 신록에 대비되어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새빨간 칠을 한 오쿠카네바시(奧鐘橋)다리. 구로베강 본류를 마주하고 34m 높이 협곡을 사이로 걸쳐져 있어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절경이 아찔하기까지 하다. 

온천을 즐기고픈 여행자라면 토롯코열차의 시발역인 우나즈키역을 중심으로 자리한 우나즈키온천이 있어 반갑다. 크고 작은 온천호텔과 전통료칸이 가득하니 신록을 배경으로 협곡의  온천욕을 만끽할 수 있다.  


<여행정보>

토롯코열차가 출발하는 우나즈키역까지는 JR도야마역에서 도야마지방철도를 이용 우나즈키온천역에서 하차, 도보 5분이면 우나즈키역에 닿을 수 있다. 운임은 종점까지 편도 보통차 기준 1,660엔으로, 운행일정 등의 자세한 내용은 구로베철도 홈페이지(www.kurotetu.co.jp)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일본관광신문-日本観光新聞 & enewsjapan.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BEST 뉴스
 
 
 
 
  • 일본관광신문-日本観光新聞  |  창간일 : 2004년 3월 30일  |  발행인 : 이한석  |  (우)03167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68, 진흥빌딩 3층
  • 사업자등록번호 : 202-81-55871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라 09528(2004.3.19)
  • 대표전화 : 02-737-0534 [오전 9시~오후6시 / 토, 일, 공휴일 제외(12시~1시 점심)]  |  news@japanpr.com
  • Copyright © 1997-2020 (주)인터내셔날 커뮤니케이션 all right reserved.
일본관광신문-日本観光新聞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