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야마나시(山梨)로 떠나는 미식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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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나시(山梨)로 떠나는 미식여행

“후지산 자락 와인향 따라가니 여심잡는 스위츠 기다리네”
기사입력 2020.04.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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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나시현의 상징은 역시나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후지산이지만 명물은 다름 아닌 와인이다. 야마나시를 찾아 야마나시현 사람들에게 특산품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십중팔구 ‘와인’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정도다. 

일본과 와인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고개를 갸웃거릴 이들도 있겠지만 에도시대 당시부터 포도재배가 번성했고 근대로의 발전을 꽤한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부터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와이너리를 만들고 직접 와인까지 만들었을 정도로 야마나시현은 일본 와인의 살아있는 성지다. 

규모도 놀랍다. 우리의 도에 해당하는 현(県)내에 도합 90여 개의 와인 양조장이 가득하고 야마나시현의 개성과 특성을 담은 오리지널 와인양조 포도품종인 코슈(甲州)까지 만들었으니 엉성한 흉내정도가 아니다. 

야마나시현과 와인의 인연을 미리 알아두면 야마나시현으로의 와인여행이 더욱 각별해진다. 야마나시현의 포도는 지금으로부터 800여 년 전에 일본 최초로 야마나시현 내 가쓰누마에서 재배되었다고 전해진다. 야마나시현은 일본 내에서도 일조량도 뛰어나고 양질의 포도재배에 필수불가결한 높은 일교차와 습도, 그리고 물이 잘 빠지는 토양을 자랑해 포도생산에 타고난 조건을 맞추었으니 자연스레 포도재배가 번성했다. 

와인은 포도농사가 번성했던 카츠누마에서 1870년(메이지 3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물론 일본의 근대화화 함께 들어온 유럽의 포도주관련 서적을 기초로 만들었기에 와인의 맛은 형편없었고 그렇게 처음 탄생한 야마나시현 와인의 첫 걸음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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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메르샹 와인자료관

 

그로부터 7년이 지난 후 당시 야마나시 지방정부는 또 다시 와인만들기에 나선다. 현이 직접 와인양조장 설립을 지원하며 메이지 10년(1877년) ‘대일본야마나시포도주회사’가 설립되고 이 회사에서 두 명의 청년이 와인양조기술 습득을 위해 프랑스로 유학길에 오른다. 

그렇게 1년 반 동안 와인의 본고장에서 포도재배와 양조기술을 배운 두명의 청년은 야마나시현에 돌아와 본격적인 와인만들기에 나섰고 야마나시현의 와인역사는 이때부터 본격적인 중흥의 때를 맞이하게 된다.

야마나시 와인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이 일화의 무대가 바로 야마나시현은 물론 일본 와인의 원점으로 추앙받는 와이나리 ‘샤토 메르샹’(www.chateaumercian.com)이다. 특히 130년 전 일본에서 와인을 처음 만들었던 미야자키 제2양조장을 박물관으로 재현한 ‘샤토 메르샹 와인자료관’이 볼거리다. 메이지 시대 당시 야마나시에서 시작된 와인만들기의 역사와 당시 와인양조장의 설비를 둘러볼 수 있어 와인애호가라면 눈길을 줄만하다. 


부도우노오카&사도야 와이너리, 개성만점 와인명소 풍성

야마나현 내 모든 와인이 집결한 이색적인 와이너리인 부도우노오카(ぶどうの丘|budounooka.com) 와이너리는 개인여행자들이 관광코스로 찾기에 제격이다. 부도우노오카는 야마나시현 내 20여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100여 종 이상의 와인을 지하 저장고에 보관하는 셀렉션 와이너리로, 입장료 1,100엔만 내면 시간에 구애 없이 하루 종일 와인을 테이스팅할 수 있으니 와인애호가에게는 천국이 따로 없다. 시음용 잔으로는 과거 와인 양조기술자들이 숙성고에서 양조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사용했던 은빛 와인잔을 내어지고 잔도 기념품으로 간직할 수 있으니 와이너리 테이스팅은 공짜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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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우노오카 와이너리

 

와인을 테마로 한 쇼핑시설과 레스토랑도 부도우노오카 내에 자리한다. 야마나시현의 다양한 와인을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는 와인전문숍과 와인과 더없이 어울리는 요리를 곁들일 수 있는 프렌치와 일식 등의 4곳의 전문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여행자라면 반가운 이국적 감성의 호텔까지 더해지니 하룻밤의 여유를 찾고 싶은 이들이라면 기억해 둘 포인트다.  

방문도 편하다. JR카츠누마부도우쿄(勝沼ぶどう郷)역에서 하차, 택시를 타고 기본요금(710엔)에 찾을 수 있다. 

JR코후(甲府)역에서 걸어서 단 5분 거리에 자리한 사도야 와이너리(サドヤワイナリー|www.sadoya.co.jp)도 편리한 교통과 각별한 와이너리 코스로 인기다. 

사도야는 에도시대 당시 기름집에서 출발해 1936년부터 프랑스에서 도입한 포도를 재배하며 본격적인 와인 양조를 시작한 야마나시현을 대표하는 와이너리. 1950년 첫 발매한 이래 반 세기에 걸쳐 세계적인 와인콩클에서 다양한 수상이력을 가진 대표 브랜드 ‘샤토 브리앙’을 필두로 수준급 야마나시 와인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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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야 와이너리

 

풍성한 콘텐츠의 사도야 오리지널 와이너리 투어도 기다린다. 와이너리 견학투어는 약 40분 코스로 진행된다. 전문 스탭의 안내로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과거에 사용했던 기자재, 지하 와인셀러 견학과 와인시음까지 즐길 수 있다. 투어는 하루 6회, 20명 정원으로 1인 500엔의 비용으로 사도야의 명품 와인 테이스팅까지 가능하다.  

유럽의 마을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 풍경의 공간도 사도야 만의 즐거움이다. 유럽풍 건축물과 조경은 한적한 시골 프랑스의 한 마을을 찾은 듯 이국 속 이국을 선사하는데, 야마나시현 내에서는 웨딩사진 촬영의 명소로까지 애용될 정도이니 관광지로서 즐기에도 손색이 없다. 


야마나시만의 소재와 감성담은 이색 과자&카페, 여심저격하네

여성들이라면 반가운 스위츠와 카페들도 야마나시현을 찾는 즐거움이다. 야마나시현은 포도로 대표되는 와인의 성지임에 더해 다양한 과일의 산지로서 과일을 소재로한 케이크와 양과자 등의 스위츠가 일본 내에서도 유명세가 톡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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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모양의 미즈신겐모찌

 

야마나시현을 찾는다면 명물인 미즈신겐모찌(水信玄餅)를 파는 킨세이켄(金精軒|kinseiken.co.jp)이 단연 추천 맛집이다. 신겐모치는 야마나시현의 특산물로 인절미에 조청과 콩가루를 곁들여 먹는 화가자의 일종이다. 무엇보다 그 형태가 독특하다. 마치 커다란 물방울처럼 투명한 원형형태로 되어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일본 내에서 가장 맑은 물을 자랑하는 야마나시현 하쿠슈쵸(白州町)의 맑은 물을 젤리 형태로 굳힌 것인데, 매년 6월부터 9월까지만 한정 판매되니 기억해둘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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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우야 Kofu 대표메뉴인 레즌샌드

 

와이너리가 밀집한 코후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포도를 활용한 스위츠가 반긴다. 대표맛집은 부도우야 Kofu(葡萄屋Kofu|koshuyumekouji.com). 대표메뉴는 레즌샌드다. 카츠누마 특산인 레드와인 속에 허브와 향신료, 껍질째 삶은 포도를 하루 동안 숙성시킨 레즌을 촉촉한 사브레로 감싼 심플한 샌드다. 산미가 느껴지는 단맛과 입안에서 녹아드는 사브레의 조화가 평범한 겉모습과는 다른 황홀한 맛을 선사해 각별하다. JR코후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코슈유메코로점이 있으니 찾기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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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센료목장의 소프트크림

 

일본 최고의 소프트아이스크림도 야마나시현에서 만날 수 있다. JR고후역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에 자리하며 나가노현과 마주한 기요사토 지역의 거대 자연목장인 세이센료(清泉寮|www.keep.or.jp)는 고지방 우유를 생산하는 저지(Jersey)품종의 우유를 소재로 다양한 유제품을 판매하는 곳. 그중에서도 소프트아이스크림이 가장 인기다. 농후한 자연 그대로의 우유로 만들어 그동안 맛보았던 아이스크림과는 격을 달리하는 맛이 감동적이다. 가격은 400원으로 아이스크림 목적으로 세이센료 목장을 찾는다면 기다림도 필수다. 평일에도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백 여미터에 가까운 긴 줄이 늘어설 만큼 인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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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사키 커피

 

극상의 커피를 만끽하는 카페도 있다. JR코후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자리한 테라사키커피(寺崎コーヒー|terasakicoffee.com)는 원두의 선별부터 로스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고집스런 카페다. 고집으로 완성한 커피맛도 일품이지만 공간도 눈길을 끈다. 계단 위 2층으로 빈티지한 감각의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고 오래된 알루미늄 샤시의 뿌연 창문이 거리의 풍경을 판타지하게 만들어 주니 야마나시현 여행의 특별한 여유를 탐하기에 더없이 제격이다. 


전통가옥촌에 일본 제일 기모노 뮤지엄 볼거리

먹거리가 야마나시현 여행의 전부라 생각해선 곤란하다. 후지산 자락, 사이코호수와 인접하여 자리한 이야시노사토(www.fujisan.ne.jp/iyashi/는 일본적 감성의 명소다. ‘가야부키’라 불리우는 일본 전통가옥이 가득한 민속취락 테마파크로 1966년 태풍으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마을을 지난 2006년 복원공사를 거쳐 전통체험형 관광지로 새롭게 단장한 곳. 당시의 생활상을 전하는 20여 채의 가야부키 전통가옥이 후지산을 조망하는 언덕배기에 아름답게 재현되어 볼거리가 각별하다. 테마파크 내에서는 무사갑주 체험 및 기모노체험 등의 전통체험에 더해 후지산을 테마로한 전통공예전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펼쳐지며, 후지산을 바라보는 로케이션 덕에 국내외 사진작가들의 촬영명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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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타 이치쿠 뮤지엄

 

일본 제일의 기모노 염색 장인으로 추앙받는 구보타 이치쿠 선생의 기모노 작품과 선생이 평생에 걸쳐 모은 세계 각국의 귀한 컬렉션을 더불어 즐길 수 있는 개성파 미술관인 구보타 이치쿠 뮤지엄(www.itchiku-museum.com)도 귀중한 볼거리다. 천년 이상의 수령을 자랑하는 노송의 기둥 16개를 사용해 웅장한 고건축 컨셉의 본관에는 완성까지 족히 1년이 걸리는 기모노 염색 작품들과 후지산을 테마로한 시리즈 작품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다. 작품감상에 더해 뮤지엄 내 다실인 ‘이치쿠안’에서는 동남아시아 테마의 컬렉션 소품 속에서 일본전통 가루녹차를 즐기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관람료는 성인기준 1,3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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