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봄바람 탄 여심 유혹하는 여기는 나가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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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탄 여심 유혹하는 여기는 나가사키”

전통미와 이국미 흥겹게 어우러진 색다른 규슈
기사입력 2020.03.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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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1년 국제개항장으로서 개항한 이래 외국과의 교역이 행하여진 소통로로서 발전한 나가사키. 그 역사가 말해주듯 나가사키의 거리는 지금도 당시의 교역국이던 포루투칼과 중국, 네덜란드의 정서를 담은 흔적들이 잔존해 색다른 이국적 감성으로 수많은 여행객들을 이끌고 있다.  

이런 나가사키로 향하는 길도 한달음이다. 규슈의 관문 하카타에서 열차를 타면 한시간 반 남짓이면 닿을 수 있고, 현재는 휴항중이지만 이전 인천공항과 직항편이 취항하였던 나가사키공항도 있으니 때에 따라선 더없이 가까이 찾을 수 있는 도시인 셈이다.  

JR나가사키역에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풍경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거대한 상업시설 가득한 역사의 모습은 영락없는 도심의 모습인데, 역을 빠져나오자마자 근대의 상징인 노면전차가 큼지막한 궤도 소리를 내며 내달리니 현대와 근대를 오가는 흥미로운 타임슬림이 나가사키 여정의 초반부터 시선을 잡아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노면전차에 몸을 실어본다. 노면전차만의 낭만은 덤이다. 컴컴한 지하가 아닌 도로 위 궤도를 따라 버스와 함께 유유자적 나란히 달리고, 차장 밖 봄바람까지 살랑이니 도쿄나 오사카의 복잡함과는 다른 감성이 나가사키 여행의 출발부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나가사키 도심의 여행은 노면전차로 시작해 노면전차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요 관광지로 노면전차가 노선이 통과하고, 관광지도에도 노면전차 역을 기준으로 소개되니, 노면전차를 타는 것만으로 나가사키의 명소들과 만날 수 있는 셈이다. 

10분 여를 달려간 노면전차가 도착한 곳은 개항장 나가사키의 역사를 그대로 전하는 데지마다다. 

데지마(出島)는 나가사키항구에 인접한 부째꼴 모양의 작은 인공섬이었다. 에도막부가 쇄국정책으로 외교방향을 바꾸었던 당시에도 데지마에서 만큼은 포루투칼과 중국, 네덜란드 등과의 교역이 유일하게 허락되었던 곳이다. 

데지마가 무역을 위한 공간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포르투칼인들의 일본 내 기독교 선교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그 시작이다. 에도막부가 1634년 포르투갈인들을 수용하고 감시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해, 1641년부터는 단순 수용시설에서 네덜란드의 무역회사들이 입주하기 시작하며 일본과 서구 간의 유일한 무역의 소통로로 발전했고, 이후 제한적이나마 서구의 문물이 빠르게 일본에 유입되며 일본이 대륙과 소통하며 근대화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니, 근대 일본이 동아시아의 타 국가보다 빠르게 근대화에 성공한 바탕에 이곳 나가사키 데지마가 길을 닦았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데지마의 시설들은 대부분이 창고와 주택을 결합한 형태의 건축물들이다. 19세기 일본이 개국할 때까지 약 200년에 걸쳐서 네덜란드 상관이 설치되어 외부와의 유일한 창구역할을 해왔었던 곳인 만큼 당시 네덜란드 상관을 비롯해 서구 무역상인들이 거주했던 주택과 클럽, 선원들의 숙박시설 등이 다양하게 현재 복원되어 150년 전의 거리로 시간여행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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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지마에서의 생활상을 전하는 카피탄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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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데지마 모형.

 

복원된 건물이지만 당시의 사료를 바탕으로 정성스레 복원된 만큼 볼거리들이 즐비하다. 19세기에 건조된 일본 초기의 크리스트교 신학교를 새로 고치고 1998년에 데지마 섬에 관한 자료관으로 오픈한 ‘나가사키 데지마 사료관’에는 포르투갈을 비롯하여 영국, 네덜란드 등의 여러 나라와 무역 상황이나 네덜란드 상관에서의 식생활이 재현되어 데지마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어 흥미롭다.카피탄 저택은 당시 데지마에서 생활했던 네덜란드인들의 삶을 보여주어 데지마의 백미로 꼽힌다. 네덜란드 상관원들의 생활했던 공간으로, 일본 다다미바닥 위에 서양식 카펫이 깔리고 테이블과 촛대, 그리고 목조천정 위로는 샹들리에까지 달려 일본 좌식문화와 서양의 입식문화가 충돌하는 기묘한 풍경을 선사하니 필히 둘러볼만하다. 

지금은 매립되어 섬이 아닌 내륙이 되었지만 당시의 부채꼴 형상의 데지마와 만날 수 있는 디오라마가 네덜란드 상관 뒷 터에 마련된다. 1904년에 매립되기 전까지 데지마 섬의 모습을 15분의 1로 축소해 재현한 ‘미니 데지마’다. 

걸리버여행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걸리버가 하늘을 나는 라퓨타 섬을 나와 글럽덥드립과 럭낵왕국을 거쳐 지팡구(일본)를 찾게 되고, 이곳 나가사키에서 네덜란드 상선을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스토리가 등장하는데, 미니 데지마를 배경삼아 소인국을 찾은 걸리버 흉내를 내볼 수 있으니 데지마를 찾은 인생샷을 기대하는 이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재미다. 


나가사키항을 조망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무대, 구라바엔

데지마의 정취에 마저 취할 겨를도 없이 나가사키의 근대를 상징하는 명소가 발길을 재촉한다. 노면전차 오우라천주당역 언덕 위로 자리한 외국인 거류지였던 구라바엔이 그 주인공이다.   

구라바엔은 나가사키항구의 절경이 내려다보이는 경승지 미나미야마테(南山手) 언덕에 자리해 있다. 1957년 미쓰비시 나가사키조선소로부터 구 글로버 저택 및 정원을 지방정부에 기증하고 나가사키시가 거류지에 남아 있던 국가지정 중요 문화재인 구 글로버 저택과 구 링거 저택, 구 올트 저택 등, 나가사키 시내에 흩어져있던 메이지(明治)시대 당시의 근대 건축물들을 이축하고 복원하여 구라바엔(グラバー園|글로버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구라바’라는 이름은 나가사키를 거점으로 무역업을 통해 큰 족적을 남긴 토머스 B. 글로버(Thomas B. Glover)의 일본어 발음에서 따온 것이다.

언덕 위 구라바엔까지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편리하지만, 이왕이면 오우라천주당 앞에서 노포들이 가득한 길을 따라 올라가는 것이 더 운치있다. 골목마다 명물이 나가사키 카스테라를 파는 점포들의 예스러움이 구라바엔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킨다.

언덕 위로 올라 구라바엔 원내에 들어서자 나가사키항의 절경이 먼저 반긴다. 이나사야마산을 병풍삼아 나가사키항구와 미츠비시 나가사키 조선소의 웅장한 도크들이 위용을 뽐내고, 나가사키항 터미널 인근 마리나의 풍경까지 더해져 참았던 감탄사를 터트리고 만다. 나가사키항의 절경을 즐긴다면 구라바엔 내 구 미츠비시 제2독 하우스가 명소다. 2층 테라스에 올라 전망대만큼이나 좋은 조망을 누릴 수 있거, 항구를 배경으로 대충 셀피를 찍어도 인생샷이 되는 마법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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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바엔 내 구 미츠비시 제2독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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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나비부인의 한 장면을 담은 미우라 다마키 동상.

 

구라바엔 중심에는 일본 최고(最古)의 목조 서양식 건물축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까지 지정되어 있는 구 글러버 저택(1863년 건축)이 자리하는데, 아쉽게도 올해 2월부터 보수공사에 들어가 당분간은 만날 길이 없다. 전체 해체 보수 공사인 만큼 내년 4월 이후에나 그 위용을 만날 수 있으니 아쉬움이 크다. 

구라바엔 내에서는 푸치니의 동상도 있다. 구라바엔 일대가 과거 나가사키의 외국인 거류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오페라 나비부인의 무대이기에 그를 기념하는 동상이 만들어져 있다. 푸치니 동상에 이웃하여서는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나비부인 역할을 맡은 일본의 명오페라 가수 미우라 다마키(三浦 環)의 작중 쵸쵸상의 모습을 딴 동상도 함께 한다. 

나비부인의 조각상은 작은 아이와 함께 나가사키항을 손으로 가리키는 포즈를 취하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 나가사키에 주둔했던 해군 장교의 아이를 낳은 게이샤가 3년 후 다시 나가사키에 돌아온 장교가 탄 배를 3살 아들과 함께 꽃단장을 하고 기다리는 작중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물론 이후 스토리는 아들을 빼앗기고 쵸쵸상이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자결하는데, 실제 당시 나가사키 일대에는 오페라 나비부인과 같이 주둔하는 미군 장교와 일본 여인의 현지 결혼이 흔하게 행하여졌고 극과 마찬가지로 미군에 버림받은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오페라 속 비극만큼이나 현실의 비극도 다를 바 없으니 구라바엔에서 바라보는 나가사키항의 풍경이 또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구라바엔을 찾는다면 하트 모양의 돌인 ‘하트스톤’ 찾기도 체크포인트다. 하트모양의 돌을 찾아 만지면 소망하는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지금 짝사랑중인 이라면 목숨 걸고 찾아볼만하다. 


전통 기모노 입고 나가사키 거리 산책, 기모노 홋펜

최근 한국 경복궁 일대에서 한복을 입고 서울 도심을 즐기는 외국인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그 나라를 찾아 전통의상을 입고 거리를 즐기는 것만큼이나 흥미로운 여행의 메뉴도 없다. 나가사키도 마찬가지다. 이국적인 근대의 풍경과 일본적 감성의 명소들을 일본 전통의복을 입고 돌아보는 기모노 체험이 기다리니 낯선 옷을 입는다는 부끄러움만 조금 뒤로 한다면 더없이 유쾌한 여행의 메뉴가 된다.

나가사키 시내에서 기모노 체험을 찾는다면 시내 음식점과 로드샵이 집결한 하만마치 상점가에서 멀지 않은 기모노 홋펜(キモノホッペン | n-hoppen.com)이 추천명소. 근대적인 풍치에 기모노가 어울릴까 하는 걱정도 들겠지만, 타 도시와는 다른 감성의 나가사키와 어울리는 기모노를 엄선해 마련해 두었으니 50여 벌의 기모노 중 취향 따라 고르면 그뿐이다.

패키지는 다양하지만 외국인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기모노와 장신구, 샌달 렌탈까지 세트한 캐주얼 감각의 후단기모노 플랜. 극단적으로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패턴으로 너무 튀지 않는 색조가 낯선 의복에 대한 부담까지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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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기모노를 렌탈할 수 있는 기모노 홋펜.

 

렌탈 과정은 간단하다. 기모노 홋펜을 방문해 원하는 기모노를 고르면 전문 스탭이 복식을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어 걱정도 필요없다. 기모노를 고를 때 4벌 정도까지 시착도 가능하다. 기모노를 몸에 걸치고 오비 등의 매듭가지 마무리해주는 가격이 5,500엔 선. 간단한 헤어셋팅과 머리 장신구 등도 무료로 제공해주고, 2,200엔을 추가하면 전문적인 헤어셋팅 사비스도 받을 수 있으니 욕심내볼만하다.

기모노로 변신한 이후에는 거리를 산책한다. 렌탈시간은 당일 오후 6시까지 돌아오면 된다. 아침 9시에 옷을 빌리면 종일 추가요금 없이 기모노 모습으로 나가사키 거리를 누빌 수 있으니 가격이나 시간에 대한 부담까지 덜 수 있다.

기모노를 입고 찾아볼 명소는 기모노 홋펜 주변에 차고도 넘친다. 가게 바로 앞으로 일본 감성 가득한 사찰인 다이코우지절이 자리해 에도시대로 시간여행을 선사하고, 도보로 7분 거리에 나가사키의 명소이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아치형 석교인 메가네바시(안경다리)도 자리해 인생샷을 남기기에 더없이 제격이다. 기모노 렌탈은 기본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방문 전날까지 홈페이지 내 전화번호로 예약(영어/일본어 대응)하면 된다.


나가사키 발상 ‘토루코라이스’, 세가지 맛으로 입맛 당기네

이국 풍정의 나가사키답게 나가사키는 먹거리도 개성이 넘친다. 16세기 경, 스페인과 포루투칼인으로부터 제조법이 전해진 나가사키 카스테라에 더해, 한국에서도 친근한 나가사키짬뽕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더해 나가사키 발상의 요리가 있으니 바로 ‘토루코라이스’라는 독특한 메뉴다. 

토루코라이스는 직역하면 ‘터키밥’이다. 터키식 정식이라는 의미인데, 커다란 접시 위에 나폴리탄 스파케티와 필라프, 그리고 그 위에 돈까츠나 비프까츠류를 올린 플레이트 메뉴다.

토루코라이스의 명점은 1925년에 찻집으로 시작해 레스토랑으로 변모한 츠루찬(ツル茶ん). 평일에도 대기줄이 이어지는 나가사키시를 대표하는 맛집중의 맛집이다. 

점내에는 토르코라이스 메뉴가 열 종류나 된다. 대표메뉴는 기본메뉴로 50년 여를 이어온 무카시나츠카시 토루코라이스. 우리말로 풀면 ‘추억의 토루코라이스’라는 뜻이다. 

내어진 메뉴는 역시나 시선을 압도한다. 일본식 스파게티인 나폴리탄 가득한 접시 한켠에 버터 베이스의 필라프, 그리고 그 위에 비프까츠, 또 그 위에 카레소스가 올려지고, 이것도 모자라 수북한 샐러드와 컷팅 토마토까지 더해져 압도적 비주얼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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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루코라이스를 들어 보이는 츠루찬의 카와무라 타카오 쉐프.

 

“토루코(터키의 일본식 발음)라는 나라 이름이 붙어있지만 사실 터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웃음) 서양문화에 대한 저항감이 없는 나가사키이기에 탄생한 독자적인 요리이고, 하나의 접시에 누구나 좋아하는 3가지 요리가 화려하게 들어가 있어 마치 어른들을 위한 어린이세트라 생각하고 즐겨달라”는 것이 3대째 점주이자 메인 쉐프인 카와무라 타카오씨의 설명이다. 

맛도 압도적이다. 돼지고기를 사용한 돈까츠와 달리 소고기를 이용한 비프카츠는 카레소스와 더해져 풍미를 더해주고, 케찹으로 완성한 나폴리탄은 어렸을 적 추억의 맛을 상기시키니 남녀노소 취향을 가리지 않는다. 큼직한 볼륨에 가격은 단돈 1,380엔. 

후식으로 츠루찬의 또 하나의 명물인 나가사키풍 떠먹는 밀크쉐이크(680엔)도 필수코스다. 우유를 듬뿍 넣은 샤베트 식감에 산뜻한 레몬향이 더해진 수제 밀크쉐이크로, 거대한 양에 놀라고 그 맛에 또 한 번 놀라니 함께 즐기지 않으면 필히 후회가 뒤따른다.


성스러운 나가사키의 매력 끝이 없네, 순교의 땅 히라도 

나가사키의 즐거움은 나가사키역을 중심으로 하는 나가사키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나가사키시에서 북쪽으로 한 걸음 더 깊이 다가서면 나가사키에 한 발 앞서 서구의 관문이 되고 카톨릭이 전파된 히라도가 자리하니 나가사키 여행의 완전판을 즐기고픈 이들이라면 먼 길이지만 욕심내볼 코스다.

히라도까지는 꽤나 먼 길을 달려야 한다. 네덜란드의 도시를 테마파크화한 하우스텐보스가 자리한 사세보가 중간다리가 된다. JR나가사키역에서 JR사세보역까지 나가사키혼센 열차를 타고가, 사세보역 앞 버스센터에서 히라도 산바시버스터미널행 노선버스를 타고 1시간 반을 또 다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히라도로의 첫 인사는 주홍빛 히라도대교가 대신한다. 히라도의 중심시가지인 히라도섬과 나가사키현 본토를 이어주는 거대한 현수교다. 코발트의 바다 위에 진한 주홍빛으로 떠 있어 히라도에 대한 기대치를 한 껏 끌어 올린다.

히라도는 나가사키의 무역창구였던 데지마가 만들어 지기 전부터인 17세기 이전부터 포르투칼과 네덜란드 등과 무역 교류가 활발했던 땅이다. 또한 한 발 앞서 크리스트교의 선교가 시작되어 일본 크리스트교의 출발점으로 자리매김한 땅이다. 작은 히라도라는 섬 안에 무수히 자리한 교회들은 이런 역사의 흔적이다.  

히라도를 찾았으니 교회군락에 앞서 역사부터 찾아볼 일이다. 1893년에 지어진 옛 히라도 번주의 별장을 박물관으로 재탄생시킨 마츠우라 사료박물관은 규슈의 작은 항구도시가 일본 최초의 무역항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어 흥미롭다. 1700년 대에 제작된 지구본과 당시 네델란드 선박의 닻을 포함해 기독교 포교의 유물까지 200여 점의 유산이 폭넓게 자리한다. 에도시대 당시의 일본식 목조 건물 내에 무사의 갑옷과 서구의 의복, 근대의 유물들이 혼재되어 있어 묘한 공간감은 덤이다. 

박물관 바로 옆에 자리한 다실인 간운테이(閑雲亭)도 볼거리다. 외관은 초가 지붕에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소박한 건물이지만, 일본 다도의 성인으로 불리우는 센 리큐(千利休)를 통해 전래되어온 방식 그대로의 가루녹차를 즐길 수 있어 인기다.

공간은 여느 평민의 집처럼 소박하지만 마루에서 바깥을 조망하면 정면으로 히라도의 바다와 우뚝 솟은 히라도성의 천수각이 그림같은 풍광을 만들어내니, 과거 히라도 번주의 시선으로 다도를 즐기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다도체험비는 1인 600엔. 가루녹차와 함께 히라도의 전통 과자인 카스도스가 세트되어 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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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운테이의 다도체험. 히라도 명물인 카스도스도 함께 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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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도 네덜란드상관 전경.

 

히라도관광안내소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도보 7분 거리에 자리한 네덜란드 상관도 놓칠 수 없는 명소다. 히라도의 네덜란드 상관은 나가사키의 데지마보다 먼저 지어진 것으로 일본과 네덜란드의 교역이 절정에 이르렀던 1639년에 축조된 창고다. 창고는 일본 최초의 서양식 석조 건축물이었으나 2년도 채 쓰지 못하고 에도막부가 쇄국을 단행하며 상관을 포함한 무역업무 전체가 나가사키 데지마로 이전되며 헐리게 되었다. 지금의 건물은 당시의 사료를 바탕으로 2011년에 복원한 건물이다. 

내부로는 당시의 역사를 전하는 전시물들이 가득하다. 히라도가 개항을 맞이한 서장부터 쇄국이 단행되며 몰락한 과정이 다양한 사료로 전시되어 있으며, 교역품을 보관하는 창고인 만큼 당시 거대한 상자 등을 도르레 방식으로 들어올린 구조물들의 재현품도 있어 흥미를 자아낸다.

쇄국에 따른 슬픈 역사도 네덜란드 상관에서 조우한다. 에도 막부는 쇄국을 단행하며 모든 상관과 시설을 폐쇄하고, 네덜란드 등의 외국인에 더해 일본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까지 모두 동남아시아의 오지로 추방시켰다.

네덜란드인 아버지는 본국으로, 일본인 어머니는 히라도에 남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막부에 의해 동남아 등지로 흩어져 고된 삶을 살다 풍토와 언어소통의 차별 끝에 죽어갔다고 한다. 전시관 내에는 이국만리 자카르타에서 한 혼열아가 천조각에 일본인 어머니 앞으로 보내온 실물 편지들이 전시되어 히라도의 슬픈 쇄국의 역사를 지금에 전하고 있으니 손바닥만한 작은 천조각 전시물 앞에서 쉽사리 발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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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사찰과 교회의 첨탑이 어우러진 골목길. 통칭 ‘사원과 교회가 보이는 풍경’으로 불리운다. 

 

이국적인 교회 건축물도 히라도 풍광의 백미다. 히라도 섬을 중심으로 도합 13곳의 교회 군락이 산재하는데, 대표격은 히라도의 항구를 높은 언덕에서 조망하는 히라도 자비에르 기념교회다. 1931년 건축된 건물은 파스텔 그린의 독창적인 색조가 특색이다. 높이 솟은 교회탑을 중심으로 중간 지붕 즈음에 2기의 성모상이 히라도를 내려다보고, 독일의 건축기법에서 착안한 뽀족한 지붕위에 돌출된 장식을 가미해 종교를 떠나 그 위용에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히라도 자비에르 기념교회 아래로는 이채롭게도 불교사찰인 주이운지절과 코묘지 사원이 자리하는데, 작은 골목을 따라 불교신앙의 동양적 사원의 풍경과 히라도 자비에르 기념교회의 십자가 첨탑이 어우러져 통칭 ‘사원과 교회가 보이는 풍경’으로 이름 붙여진 명물 골목이 자리하니 히라도를 대표하는 이국정서를 카메라에 담고 싶은 이들이라면 필히 발걸음을 옮겨볼만하다. 

히라도여행 역시 먹거리가 빠질 리 없다. 히라도의 명물은 항구도시답게 해산물, 그중에서도 한국인들이 더없이 반기는 횟감인 광어가 명물이다. 매년 1월 히라도광어축제를 열 만큼 규슈 내 광어의 최대 어항으로도 명성이다.

히라도의 거리를 따라 다양한 전문점들이 자리하고, 저마다 싱싱한 광어회와 튀김 등을 곁들이 ‘히라메고젠’이라는 이름의 한상차림을 차려낸다. 두툼하게 썰어낸 자연산 광어회에 야채절임, 산채, 튀김, 차왕무시(일본식 계란찜)에 장국까지, 여느 고급 료칸의 가이세키 부럽지 않은 한 상을 단 돈 2,500엔 대에 즐길 수 있으니 멀고 먼 히라도까지 찾은 수고를 톡톡히 보상받고도 남는다. 


나가사키여행의 호캉스&휴식처로 딱! ‘i+LAND NAGASAKI’

나가사키에 전혀 새로운 감각의 호텔이 자리한다. 이름은 ‘i+LAND NAGASAKI(아일랜드 나가사키)’. 나가사키항이 자리한 시내 중심가에서 차로 단 35분 거리에 자리하는 편리한 접근성에 더해 절경의 이오지마섬 전체를 하나의 리조트로서 만끽할 수 있으니 나가사키 여행의 호캉스 포인트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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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나가사키 리조트 전경

 

리조트의 컨셉 자체가 독특하다. 탄광업으로 번성했고 석탄산업의 몰락과 함께 사람들이 떠난 섬 이오지마를 따라 4개의 각기 다른 컨셉의 호텔이 점재하고, 또 각기 다른 공간에 온천과 액티비티를 만끽하는 스팟들이 이오지마 섬 전체를 가로지르며 여유롭게 자리한다.

기존의 섬 주민들과 리조트 자체를 공유하고 있는 점도 유니크하다. 섬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중심으로 바다쪽으로 면한 곳은 i+LAND NAGASAKI의 시설들이, 반대쪽은 섬 주민들의 민가와 학교들이 있고 리조트쪽으로는 담과 벽도 존재하지 않아, 리조트와 섬이 모든 것을 공유한다. 

리조트는 가든에이리어와 포트에이리어로 크게 나뉘는데, 포트에이리어에 새로운 컨셉으로 오픈한 테라스 롯지가 주목의 객실이다. 모던한 외관의 2층짜리 오션뷰 객실들이 늘어서는데 각기 객실 컨셉에 따라 어린 아이들에 눈높이를 맞춘 키즈 롯지, 그리고 애완동물과 함께 숙박하는 바크 롯지 등의 타입도 함께한다. 

테라스 롯지의 가장 큰 매력은 넓직한 객실이다. 트윈타입 기준 36㎡의 여유로운 객실 평면과 창문으로는 오션뷰, 발코니 측으로 나서면 나무데크의 테라스 내에 멋들어진 해먹까지 마련된다. 객실 컨디션도 수준급이다. 고급스런 자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그 어떤 디자이너스 호텔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모던함 가득한 공간미를 뽐내니 여심저격이 따로 없다.

부대시설로 일품이다. 바다를 조망하는 대형 온천시설인 'YUYU SPA'를 필두로 나가사키의 바다 절경을 파노라마로 즐기는 인피니티풀 스타일의 노천탕이 매력적인 천연온천 ‘시오카제노유’, 그리고 최신의 암반욕을 만끽하는 ‘MINATO SPA’까지 있어 선택을 망설일 정도다.

다이닝과 바 시설도 끝이 없다. 포트에이리어와 가든에이리어에 메인 레스토랑이 각각 자리해 조식과 석식을 전혀 다른 타입으로 즐길 수 있는 확장성에, 발리의 비치 바를 연상시키는 ‘BOND YARD’, 단돈 1천엔으로 하루 종일 맥주와 위스키, 칵테일 등에 더해 다트 등의 게임까지 즐기는 고품격 바인 ‘피셔맨즈 라운지’ 등이 동남아시아의 여느 특급 리조트 못지 않은 컨디션으로 반긴다.

리조트이기에 액티비티도 빠질 수 없다. 전동스쿠터와 세그웨이, 카트라이더가 되어 이오지마 섬을 누빌 수 있는 고카트 등의 즐길거리가 쉼 없이 쏟아진다. 그중에서도 이오지마의 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나이트 액티비티인 ‘ISLAND LUMINA’가 백미다.  

'LUMINA'는 세계적인 디지털 아트 그룹 'MOMENT FACTORY'가 전세계를 무대로 전개하는 체험형 아트 프로젝트. 일본 최초로 상륙해 일본 내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빛과 어둠을 통해 즐기는 모험형 액티비티로, 스토리를 따라 알록달록한 빛과 사운드로 연출된 약 800 미터의 숲길에서 전개된다. 

스토리는 환상의 섬 이오지마에 살고 있는 소녀, '유라'가 암흑세계가 되어버린 섬에 빛을 되찾기 위해,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무서운 드래곤과 대결해 이오지마에 빛을 다시 가져온다는 내용. 완만한 경사의 숲속 길을 걸으며 최첨단 기술의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응용한 디지털 아트가 마치 판타지의 세계에 들어온 듯 오감을 자극하고, 직접 이오지마의 숲길을 걸으며 40여 분에 걸쳐 직접 미스터리를 풀어내니 동화 속 세상이 따로 없다. 이용료는 성인기준 2,400엔. | www.islandnagasaki.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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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한 감각의 테라스롯지 트윈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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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사운드의 환성적인 체험을 선사하는 ‘ISLAND LUMINA’. (동영상 뉴스 바로보기)

 

<여행정보>

나가사키까지는 후쿠오카 하카타에서 열차를 타면 편리하다. JR나가사키역까지는 약 90분 대에 접근할 수 있다. 나가사키 도심 여행은 나가사키 노면전차 1일 승차권(500엔)을 구입하면 편리하다. 하루 종일 주요 관광지를 잇는 노면전차를 무제한 승하차할 수 있다. 나가사키의 여행정보는 한국어에 대응하는 나가사키현 공식 관광사이트(www.nagasaki-tabi.com) 및 나가사키시 공식관광사이트(www.at-nagasaki.jp) 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취재협력 : 나가사키현관광협회․나가사키국제관광컨벤션협회․히라도관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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